▲박근혜 대통령이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국가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새벽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도착, 공항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협력의 뜻을 밝히면서 대일 전략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국장 참석자 싱가포르를 방문한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만나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앞으로 필요한 조치를 잘 취해 나가자”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최근 3국 외교장관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감사드린다”며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해주신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한중일 외교장관은 3국 정상회의가 조속한 시일내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의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조우는 지난해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이후 4개월여 만으로, 리셉션장에서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을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해 ‘과거사 인식 개선 없이는 한일 정상회담 의미 없다’는 대일 정책 원칙을 지켜왔다.
최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70%가 ‘공감한다’, 19%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해 인식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라도 한일 현안을 풀기 위해 한일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57%가 ‘공감한다’, 34%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해 과거사와 별개로 경제적 측면 등을 고려한 일본과의 교류는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리셉션 시간이 장례식 종료 이후 30분밖에 진행되지 않아 간단한 인사말을 나눴으며 민감한 현안 관련 대화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리셉션장에서는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과 인사했으며, 이 주석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을 축하한 뒤 “앞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와 관련해 긴밀한 협력을 해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앞으로 AIIB 성공을 위해 잘 협의해 나가자”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빌 클린전 전 미국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토머스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한미동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조문외교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