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대만 화교 이모(52)씨를 협박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이씨는 전날 오후 8시께 112에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대만 영사관에 방화하겠다”, “내가 화교인데 지금 휘발유를 가지고 들어간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화가 걸려온 용산구 서울역 인근의 공중전화로 출동했지만, 협박범은 사라진 뒤였다. 이후 영사관 경계를 강화하고, 주변을 수색했으나 위험물질이나 수상한 인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어 오후 10시 20분께 만취한 한 남성이 중구 명동의 중국 대사관에 난입하려 하는 등 행패를 부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불과 2시간여 전 대만 영사관에 방화 협박전화를 건 이씨로 확인됐다.
이씨는 바로 도주했지만 경찰은 목격자로부터 확보한 인상착의를 가지고 주변을 탐문하다 15분여 뒤 대사관 근처의 한 식당에서 그를 검거했다.
이씨는 한국에서 태어난 대만 화교로 가족이나 직업 없이 서울역 주변에서 노숙 생활을 해왔으며, 폭행 등 전과 32범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대만 여권을 발급받으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아 불만을 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