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기자수첩] 어린이집 폭행사건…방지 근본대책 시급

CCTV 설치 외 보육교사 인권과 대우문제도 고민해야

  •  

cnbnews 안창현기자 |  2015.02.13 08:57:39

‘어린이집 폭행사건’으로 여론은 연일 뜨겁다. 적나라한 아동폭행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지켜보며 온국민이 공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언론을 비롯, 정부와 정치권이 하나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 먼저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재 일부 어린이집에서만 설치돼 있는 CCTV를 모든 어린이집에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도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와 함께 보육교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은 곧바로 폐쇄하고, 원장과 보육교사를 영구 퇴출하는 동시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 부모들이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여야 할 것 없이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여서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는 이미 10년 전부터 논의됐던 사안이다. 보육교사 인권과 비용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번번히 법제화되지 못했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더 이상 미루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궁여지책이란 평가는 어쩔 수 없다. CCTV 설치로 아동 폭행이나 학대가 근절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온국민이 지켜봤던 아동 폭행장면은 다름 아닌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 화면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를 근절하고 해결한다기보다 사후 처벌에 방점을 찍는다면 곤란하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은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 어린이집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CCTV 설치 의무화나 원스트라이트 아웃제, 보육교사 자격요건 강화 등은 문제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어린이집 원장이나 보육교사에게 묻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육교사가 얼마나 열악한 현실에서 일하고 있는지 또한 드러났다. 이들은 하루 평균 12시간 고된 일을 하고 있지만, 법정 근로시간 8시간을 초과한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어떤 보상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임금도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현실을 뒤로 하고 보육교사의 자격요건만 강화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다.

최근 취재한 부모협동조합의 어린이집에서 한 부모는 기자에게 “공동육아나 협동조합 어린이집이 일반 어린이집보다 더 힘들다. 어린이집 운영에 교사뿐 아니라 부모들 또한 적극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교사와 아이 간에, 부모와 교사 간에, 또 아이와 부모 간에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공동육아나 협동조합 어린이집이 한 가지 모델이 될 수는 있겠지만, 최근 어린이집 폭행사건의 일반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또다시 부모나 교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의 해결책을 우리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단서를 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CCTV로 감시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일방적인 대책은 서로 간의 불신만을 부추길 뿐이지 않을까?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파문만큼 그 해결책 마련에고심해야 할 때 보육전문가와 어린이집 관계자, 학부모 등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안창현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