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아파트 화재현장(사진: 연합뉴스)

의정부 화재를 수사중인 경찰은 4륜 오토바이 운전자 김모씨에 대해 실화와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0일 오전 9시 15분께 의정부3동 대봉그린아파트 1층에 주차해 놓은 자신의 오토바이에서 불이 나게 한 혐의(실화)와 불이 건물 3동과 주차타워, 단독주택 등으로 옮겨 붙어 4명이 숨지고 126명을 다치게 한 혐의(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토바이를 주차한 뒤 키를 빼려고 했는데 추운 날씨 탓에 잘 빠지지 않자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키박스를 녹였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전선 피복이 녹는 바람에 합선이 일어나 불꽃이 발생한 것으로 화재 원인을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첫 경찰 조사에서 라이터로 키박스를 녹인 행동을 말하지 않았으나, 경찰이 CCTV 화면을 제시하며 추궁하자 이를 인정했다.

경찰은 김씨가 2007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4륜 오토바이를 두 달 전 지인에게서 넘겨받은 뒤 인터넷을 통해 부품을 사 수리한 정황도 확인했다.

애초에 경찰은 방화 가능성도 염두에 뒀으나, 김씨가 당시 사무실에 갇혀 지인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도움을 요청한 점, 소방대원에게 구조된 점, 화재로 부상을 입은 점 등을 토대로 방화 혐의는 배제하기로 결론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