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의심되는 전북 김제시 금구면 오리 농장에서 지난달 8일 방역 관계자들이 오리 매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북 진천에서 돼지 구제역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 광우병 등 가축 질병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국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올들어 고병원 조류인플루엔자(AI)는 계절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살처분한 오리와 닭이 사상 최대인 1500만여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월말까지 고병원성 AI 감염 등을 이유로 살처분한 오리와 닭은 1446만 마리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종전에는 2008년 1020만4000여 마리를 살처분한 것이 가장 많았다.
지난달에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의 가금류에서 고병원성 AI(H5N8형)가 발생했고, 우리와 인접한 일본의 야생 조류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국내 철새에서도 저병원성 AI가 발견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살처분 보상금으로 지금까지 1251억원을 지급했고, 9월 이후 피해와 소득·생계안정자금, 매몰비용 등 다른 비용을 고려하면 피해보상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AI뿐 아니라 돼지 구제역은 지난 7∼8월 영남지역 양돈농가 3곳에서 발병한 후 주춤하다 지난 3일 충북 진천에서 재발했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혈청형이 국내에서 백신 접종 중인 O형인만큼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돼지유행성설사병(PED)이 본격 확산하는 겨울철까지 겹쳐 돼지 사육농가에 올겨울은 가장 힘든 시기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포르투갈에서 광우병 발생이 확인돼 방역당국이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행히 포르투갈 등 유럽연합(EU)의 소와 소고기는 2000년 12월 30일부터 국내 수입이 금지돼 있다.
농식품부는 모든 지방자치단체, 방역기관에 ‘AI·구제역 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해 유사시를 대비한 방역대책을 철저히 추진하고, 전국 공항과 항만 41개소를 대상으로 특별점검반을 운영하는 등 국경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