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시민사회 단체 회원 등이 9일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입주민대표자회의는 분신한 경비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0대 경비원이 분신해 숨진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가 남은 경비원 전원을 해고하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는 24일 “이 아파트의 경비원 78명 등 노동자 106명이 지난 19∼20일 해고예고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6일 열린 입주자임원회에서 현재의 용역업체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공식 결정한 상태”라며 “아파트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일종의 보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입주자임원회에서 동대표회장 등이 그런 의견을 내놓기는 했으나, 내달 초 열리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확정돼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말로 용역업체를 바꾸고 해고하려 했다면 이미 새 업체 선정 작업을 시작했겠지만 전혀 결정되거나 진행된 것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해고예고 통보는 통상 경비업체 재계약 때마다 있는 요식행위이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편에서는 이번 논란이 노조와 입주자대표회의 간 기싸움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경비원 분신 사망사건 이후 노조와 입주자대표회의가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지만 진전이 없었고, 이번 해고 여부를 놓고 양측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7일 오전 9시 30분께 경비원 이모(53)씨가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린 뒤 불을 붙여 전신 3도 화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고, 지난 7일 사망했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