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7월 이랜드 그룹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1천여명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극장 개봉 중인 영화 ‘카트’의 소재가 된 서울 마포구 홈에버 월드컵몰점 점거 시위 참가자들에게 7년 만에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서울서부지법 제1형사부(한영환 부장판사)는 경찰의 3회에 걸친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김종철 전 노동당 부대표 등 6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지난 2007년 시위가 이뤄지고 있던 홈에버 월드컵몰점을 응원차 찾았다가 경찰의 해산 명령에 따르지 않은 혐의로 7월 14일 0시 10분께 현행범으로 연행된 후 기소됐다.
홈에버 비정규직 직원들은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홈에버가 소속된 이랜드 계열 유통점들에서 비정규직 900여 명이 해고됐다고 주장하며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21일간 농성 시위를 벌였다.
1심은 김 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만원씩을 선고했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과 지난 3월 야간 옥외집회 금지와 일몰 후 자정까지의 시위 금지에 대해 각각 헌법불합치와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지만, 김 씨 등은 자정 후 10분이 지나 연행됐다는 점 때문에 계속 재판을 받아 왔다.
대법원은 작년 8월 “김 씨 등이 0시 이후 야간 시위에 참가한 사실이 인정돼야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며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파기 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경찰이 김 씨 등을 포위하기 이전에 3회 이상 적법한 해산명령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씨 등이 0시 이후 시위에 참가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경찰이 포위한 상태에서 해산을 명령한 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