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과 네일아트숍이 성업 중인 대구 범어동 제클린헤어커티즘.(사진/최태욱 기자)

♦어떤 아이템이 좋을까

숍인숍 창업은 일반 창업이 부담해야 하는 높은 임대료나 인건비, 관리비 등 사업에 필요한 고정지출비용 부담이 적은 것이 핵심이다.

일단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소규모 투자자와 예비창업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숍인숍은 서로 간에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진 업종들의 결합이었다. 예를 들면 미용실 안에 네일숍이나 화장품 매장을 연다든지 하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이 같은 방식이 업그레이드하면서 연관성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업종들이 결합하는 양상이 늘어나고 있다. 누구는 이업종(異業種) 결합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라고도 부른다.

콜라보레이션은 사전적 의미로 ‘협업’이나 ‘협력’을, 생산이나 마케팅 측면에서는 ‘합작’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것이든 서로 다른 두 개를 더해 두 개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뜻한다. 꽃집과 커피 전문점의 결합, 휴대전화 판매장과 커피 전문점의 합작, 자동차 판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 카페에서 판매하는 옷, 미술갤러리에서 만나는 네일숍 등은 이제 더 이상 생소하지 않게 되면서 창업시장에서도 눈길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막연하게 뛰어들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 차근차근 준비를 거쳐 창업하길 권하고 있다.

‘가게안의 가게’인 숍인숍은 무엇보다 기존 점포주가 운영하는 아이템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기존 점포와의 시너지 효과가 관건인 것이다.

기존 점포의 아이템과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즉, 서로 상호보완적인 아이템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존 점포를 찾은 고객의 구매욕구를 자극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구매욕구를 자극시킬 때 비로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

델리만쥬가 대표적이다. 지하철 환승역사 내의 편의점에 주로 입점한다. 환승역은 유동인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만쥬 굽는 냄새로 편의점으로 고객을 유인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대부분 반조리 상태로 식자재가 공급된다는 점에서 작업 공간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는 부분도 숍인숍 창업에 적합하다.

또한 미용실에 네일아트숍과 피부관리숍, 두피관리숍을 입점시키는 사례도 원 매장과 숍인숍 매장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실제로 주요 공략 고객층이 거의 비슷한 뷰티산업간의 연계는 활발한 편이다.

최근 들어 숍인숍 창업 아이템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찜질방 내 네일아트숍이나 피부관리실, 팬시문구점 내 미니 액세서리점, 주유소나 편의점 내 테이크아웃점, 문구점 내 온라인 인쇄편의점 등이 각광받고 있다.

조계헌 소상공인창업전략연구소장은 “숍인숍 창업 아이템을 고를 때는 기존 가게의 아이템과 충돌하지 않고 보완, 연관되는 것을 골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창업비용 등 유의사항은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숍인숍 창업이라는 이종업종간 결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숍인숍 창업이 저비용의 아이템이라고 하지만 공짜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인 커피 전문점도 최소한 3천만원에서 많게는 4천만원 이상 소요된다. 가맹비와 교육비, 물품보증금과 함께 평당 200만원 내외의 인테리어 비용, 기기설비 및 집기 비품 비용 등을 합한 금액이다.

사업자등록은 다른 사업처럼 별다른 게 없다. 업종이 다르더라도 같은 주소지라면 하나의 사업자등록증에 세부업종을 같이 표시하면 된다.

그러나 옷가게나 편의점 안에 커피 전문점을 창업할 경우 주의해야 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커피 전문점이 음식업종이기 때문에 사업장주소지 시·군·구청 위생과에 영업신고를 하고 영업신고증을 받은 뒤 사업장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마친 다음 영업을 해야 한다.

고가매장에 저가상품매장을 내면 양쪽 고객을 모두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값비싼 외국 명품매장에 5천원짜리 피자집을 낸다면 누가 찾아오겠는가. 성공보다는 실패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숍인숍 창업이라도 창업자가 자신 있고 좋아하는 것에서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카페와 도자기공예품점 결합도 공예품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이 커피숍매장을 내면서 곁들이는 경우에는 성공확률이 높다.

♦법률문제 꼼꼼히 따져봐야

숍인숍 창업시 주의해야 할 것도 적지 않다. 숍인숍이 장점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숍인숍 창업은 기존 점포에 다른 점주가 다른 아이템으로 세를 들어가는 것이므로 임대인과 임차인, 전차인이라는 3자 법률관계가 성립한다.

임대인은 점포 소유주를 뜻하며, 임차인은 점포를 임대해, 영업 중인 점주, 전차인은 임차인이 운영 중인 점포주와 계약을 해, 영업하는 점주를 뜻한다.

상가임대차 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 전대를 한 경우 계약갱신을 요구해도, 임대인이 거절할 권리가 있다. 숍인숍 창업을 할 때는 반드시 임대인의 동의를 얻은 후, 전대차 계약을 체결해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위험부담을 줄이고 숍인숍 창업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공동명의로 숍인숍 창업을 제안하는 사람들도 있다. 먼저 원 임차인의 계약기간이나 영업시간에 따른 제약이 있을 수 있다. 건물주에게서는 임차인으로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등 위험이 있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된다.

대개 권리금이나 보증금 없이 월세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 갑자기 기존 점포 주인이 나갈 것을 요구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월세 이외의 관리비, 임대기간 등을 명시한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홍석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