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인 줄 알았다” 윤일병 가해병장 징역 45년…군 사법체계 논란 여전
군인권센터 “얼핏 중형 같지만 군 조직 위한 자구책일 뿐...꼼수에 불과”
안창현기자 |
2014.10.31 17:12:42
▲육군 제28사단 윤일병 폭행 사망사건 선고공판이 열린 30일 오후 경기도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윤일병 어머니가 법원을 떠나며 흐느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병장과 함께 살인죄 등으로 기소된 하모(22) 병장은 징역 30년, 이모(21) 상병과 지모(21) 상병은 징역 25년, 상습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유모(23) 하사와 이모(21) 일병은 각각 징역 15년과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30일 오후 경기도 용인 육군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윤일병 사건 선고공판에서 살인죄로 기소된 이 병장 등에게 “살인죄에 버금가는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확정할 정도로 의심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며 주위적 혐의인 살인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 예비적 혐의인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이에 유족들은 재판 중 “사람이 맞아서 죽었는데 이게 살인이 아니면 뭐가 살인이냐”며 재판부를 향해 흙을 던지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군 검찰은 애초 이들을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가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이 병장 등 4명에게 살인죄를 추가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31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얼핏 보면 45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기 때문에 가해자들을 일벌백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군 조직을 위한 자구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군 재판부가 살인죄를 적용할 경우 “초동 수사와 기소에 대한 책임 문제가 불거져 군 지휘라인의 대대적인 문책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일단 여론을 의식해 최고형량을 선고한 것”이라고 말하며 군 조직의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해병사의 한 변호인은 재판 후 “상해치사죄를 적용하면서 형량이 이렇게 높게 나올 줄 몰랐다”며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을지라도 상해치사죄에 대한 그동안 법원 판단에 비춰보면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항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CNB=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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