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리아 한 마리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 자리 한 켠을 지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명 ‘괴물쥐’라고 불리는 뉴트리아를 포획해 항문을 봉합한 뒤 풀어주면 뉴트리아 멸종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서울대 연구원이 제안하자 동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동물단체 등에 따르면 서울대 면역의학연구소 용환율 책임연구원은 지난 9월25일 한 지역신문에 “덫으로 생포한 뉴트리아를 마취해 항문을 봉합한 후 풀어주면 배변이 불가능하게 돼 정신적 공황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굴 구석구석을 다니며 어린 새끼들을 없애 뉴트리아의 멸종을 유도할 수 있다”는 기고문을 냈다.
뉴트리아는 식용과 모피를 위해 수입했지만 개체 수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수생식물과 철새 등을 마구잡이로 먹어치워 2009년 생태교란동물로 지정됐다.
지난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 자리에서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이 뉴트리아의 확산 추세를 설명하기 위해 살아있는 뉴트리아 한 마리를 국감장에 직접 가지고 나와 화제가 된 바 있다.
정부에서는 그간 뉴트리아를 퇴치하기 위해 포획용 덫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농가에서는 굶겨 죽이거나 때려잡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고문에서 용 책임연구원은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장으로 재직할 때 한 동물사의 쥐들을 단 5마리 정도의 항문 봉합한 쥐를 이용해 100% 소탕한 적이 있다”며 “국내 건강한 습지생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채로 때려잡는 방법보다 덜 잔인하며 항문 봉합을 한 뉴트리아는 최소 1∼2개월은 더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물단체는 동물의 항문을 봉합해 고통을 유발하는 것은 학대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카니발리즘(극한 상황에서 동종을 잡아먹는 정신질환)을 유도하는 도살 방법은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전 세계 어느 나라 기준으로도 유해동물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법이나 정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