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 해상특수기동대원들이 지난 8일 서해 배타적 경제수역(EEZ)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들을 단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해경의 불법조업 단속에 격렬하게 저항하던 중국어선 선장이 해경이 쏜 권총에 맞아 복통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목포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전북 부안군 왕등도 서쪽 약 144㎞ 해상에서 중국선적 80t급 타망어선 노영호 50987호 선장 송모 씨가 우리나라 해경의 불법조업 단속 과정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다 해경이 쏜 권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송 씨는 해경과 싸움을 벌이던 중 복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했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해경 헬기를 이용해 목포 한국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병원 도착 전인 11시 10분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중 사망 사고 발생. (이미지=연합뉴스)
해경의 불법조업 단속 중 중국 선원이 숨진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2년 만이다.
해경은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인근 선단이 집단으로 반항하면서 특수기동대원들과 중국 선원들 사이에 격투가 벌어졌다”며 “이 과정에서 특수기동대원이 공포탄 3발과 실탄 8발을 발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불법조업 어선에 맞서 해양주권 수호에 강력하게 대처하면서도 인도적 구조나 지원은 아끼지 않겠다던 해경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미 호시탐탐 우리 어장을 노리는 중국어선을 나포하고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단속이 이뤄진 지는 오래다.
그동안 중국어선의 대응도 진화해 강철판으로 어선을 두르고, 단속 해경을 향해 볼트나 쇠구슬을 던지면서 낫, 망치, 손도끼 등으로 저항하는 것도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해양경찰서를 찾은 중국영사관. (사진=연합뉴스)
한편, 사고 직후 전남 목포해경을 찾은 광주 중국총영사관 장소매 부총영사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갑자기 소식을 들었다. 심히 유감스럽고 너무 많이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측 외교적 조치 가능성을 묻는 말에 “구체적 상황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알아보고 추가적인 것이 있으면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강력한 대처도 불가피하지만 양측의 인명피해가 반복되는 상황을 고려해 불법조업을 차단할 수 있는 외교적인 시도 등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