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밀수농약 단속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배 생장을 촉진하는 국산 도포제 출하가 감소한 가운데 중국산 농약을 대량으로 밀수하려던 조직이 검거됐기 때문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이재 국회의원(새누리당. 강원 동해·삼척)은 8일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밀수농약에 대한 적발건수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단 한건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11건과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전국 배 재배농가가 생장 촉진제로 사용하는 지베렐린 성분 함유 도포제 출하량은 갈수록 감소하는 가운데 최근 배나무 응애 제거용 살충제인 중국산 농약 아유균소 6만5000여병을 들여오려던 밀수조직을 관세청이 검거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번에 관세청에 적발된 불법 밀수농약은 전국 배 재배면적의 77%에 뿌릴 수 있는 양으로 약효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어 실제 사용시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실제로 작물보호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지베렐린 성분 함유 도포제 출하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11억 3900만원(출하량 367㎏)에서 2013년 62억 5600만원(228㎏)으로 43.8% 급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지베렐린 성분이 함유된 도포제의 경우 대체농약이 없어 밀수농약이 잠식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농진청은 담당인력이 부족하고 점조직의 형태로 유통되거나 컨테이너를 통한 밀수가 이뤄져 현장 적발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이재 의원은 "불법 밀수농약은 약효와 유해성을 검증받지 않아 농업인은 물론 소비자의 건강에도 위협을 줄 수 있고 자칫 국산 농산물에 대한 신뢰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발본색원 할 수 있는 철저한 단속 및 처벌 강화를 비롯해 농가에서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농진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밀수농약의 폐해에 대한 농민 교육 및 홍보 강화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