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생활자의 '유리지갑'과 달리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음식점, 골프연습장 등 현금수입업종의 신고금액은 54%에 불과해 조세불평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문헌 국회의원(새누리당. 강원 속초·고성·양양)은 8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2013~2014 상반기 세무조사 대상자 1216명을 조사한 결과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음식점, 골프연습장 등 현금수입업종의 소득적출률은 46%에 불과했다. 결국 54%만 신고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 중 조세 소득불평등 개선 효과에 있어서 2012년 기준 최하위 수준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우 세전 빈곤율이 0.347% 포인트로 1위지만 세후 빈곤율은 0.079%로 조세를 통해 빈곤율(불평등)을 약 0.27% 포인트나 떨어뜨린 반면 우리나라는 세전 0.173%, 세후 0.149% 포인트로 0.024% 포인트의 개선 효과만 거두고 있다.

이는 프랑스가 세금이 많은 나라임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나라와는 너무 큰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조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 소득불평등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정문헌 의원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다면 사회통합의 기저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성장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 "월급을 받는 근로자는 소득 100%가 그대로 세원으로 잡히는 유리 지갑인 반면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소득 재분배 효과 제고나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고 조세행정만으로는 이런 양극화나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에는 일정 한계가 있으리라 판단된다"면서도 "국세청은 형평성, 담세능력을 잘 고려해서 사회 양극화를 최소화하고 불평등을 해소해 중산층을 두텁게 만들어간다는 점에 유의해서 조세행정을 펼쳐나갈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