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에게 지원되는 혜택만 노리는 속칭 '무늬만 귀농인'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이재 국회의원(새누리당. 강원 동해·삼척)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귀농귀촌정책이 아직도 연착륙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정책에 머물러 있다"면서 "농촌인구 감소의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어 귀농귀촌 정책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법적으로 귀농인이 되려면 농업인의 자격만 갖추면 된다. 그러다 보니 전원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귀촌일지라도 집이 들어선 대지 외에 농지를 1000㎡ 이상만 확보하면 농업인이 되고 귀농인도 될 수 있다.
2013년 귀농인구 1만923가구 가운데 상당수는 엄밀하게 따져보면 '무늬만 귀농'일 뿐 실상은 귀촌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귀농인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귀농인에게 주어지는 지원책은 농촌생활의 기반이 되는 땅과 집을 마련하는 자금지원이다.
농지와 임야 구입자금과 전원주택 신축 및 매입자금대출도 지원된다.
또 귀농인은 통상 귀촌하는 외지인들이 주로 매입하는 관리지역 땅보다 저렴한 농지와 임야를 구입해 그곳에 농업인에게만 혜택을 주는 농업인주택을 지을 수도 있다.
귀농귀촌 전체 인구는 증가한 반면 귀농인구는 2013년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귀농가구는 1만923가구 1만8825명로 2012년 1만1220가구 1만9657명보다 297가구(2.6%)가 감소했다.
이와 달리 2013년 귀촌가구수는 총 2만1501가구로 2012년 1만5788가구보다 5713가구(36%)나 늘었다.
귀농의 감소분을 귀촌의 증가분이 상쇄시켜준 덕에 정부가 주장하는 귀농귀촌 사상 최대가 유지된 것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귀농 열풍이 5년째인 2013년 들어 감소세로 반전하며 향후 귀농거품이 빠르게 꺼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억대부농의 환상을 품고 귀농했다가 영농생활을 통해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현실인식에서 역귀농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해당 연도의 귀농귀촌 가구수는 파악하고 있지만 이들의 정착률(누적 가구수)을 조사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2010년 행정조사를 통해 귀농귀촌 가구 대비 2008년 6.5%, 2009년 5.4%가 역귀농귀촌 가구라는 통계가 고작이다.
2009년 이후 귀농귀촌이 빠르게 증가한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역귀농 또한 상당수라고 추정되지만 역귀농에 대한 정부통계가 없다.
이이재 의원은 "귀농귀촌이 증가하는 것은 반길 일이나 목적과 다르게 지원금만을 노리는 이들의 농촌인구로의 편입은 실익은 적고 예산낭비만 초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실질적인 귀농귀촌을 위해 귀촌인들에게 6차 산업 관련 일자리와 혜택을 주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또 "귀농귀촌의 증가 추세만을 강조하며 정부정책 홍보에만 집중하지 말고 농촌생활에 적응 못하는 역귀농인에 대한 실태파악 및 원인분석이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