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단체인 아이러브스모킹 회원들이 1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담뱃값 인상저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한 급진적인 담뱃값 인상 추진을 중단하고,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는 흡연자는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 이로 인한 연간 세금이 121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주택의 재산세와 비슷한 규모다.
16일 한국납세자연맹은 담뱃값이 정부의 원안대로 오를 경우 하루에 담배를 한 갑 피우는 흡연자의 연간 세금은 기존 56만5641원에서 2.14배로 증가한 121만1070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담뱃값이 인상되면 담배 한 갑에 붙는 세금과 부담금이 기존 1550원에서 3318원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인상된 담뱃세는 시가 약 9억원 수준의 주택 소유자가 내는 재산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준시가는 통상 시가의 70∼80%에서 고시되는데, 현재 기준시가 6억8300만원인 주택에 대한 재산세(교육세 포함)는 하루 담배 한 갑 흡연자가 연간 부담하게 될 금액인 121만1070원과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또 연봉 4745만원의 근로소득자가 연간 평균적으로 내는 근로소득세 124만9411원과 맞먹는 금액인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최저 시급으로 일하는 연소득 1000만원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연간 내는 담뱃세가 고액 연봉자의 근로소득세와 비슷한 꼴이다.
이에 따라 담배가격이 올라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저소득 계층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을 “담뱃세 인상은 사회적 약자로부터 세금을 걷어 복지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담뱃값 인상이 현실화되면 2조8000억원 상당의 추가 세수를 예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부터 담배 출고가에 77% 수준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전날 입법예고했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