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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기대와 씁쓸함…유통업계 ‘황금연휴 총력전’ 백태

확 줄어든 유커들, 그래도 절호의 반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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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9.28 11:15:24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완성되면서 유통·서비스·항공업계가 고객 잡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출국장의 면세점 구역. (사진=연합뉴스)

오는 30일부터 이어지는 최장 열흘의 황금연휴에 내수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통업계가 대목 잡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핵 위기 등 각종 변수로 인해 예전만큼 매출을 올릴지는 미지수다. CNB가 기대와 씁쓸함이 교차하는 유통업계 표정을 들여다봤다. (CNB=김유림 기자)

 

출국자 크게 늘어 항공사 '즐거운 비명'

대형복합몰은 해외관광 풍선효과 우려

사드 직격탄 호텔·면세점 '가뭄에 단비'

 

정부가 국민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 가정과 직장의 조화를 누리게 하자는 취지에서, 올 추석 연휴 시작 전날인 102()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이전 주말인 930()부터 109() 한글날까지 최대 10일의 황금연휴가 만들어졌다.

이에 유통업계는 소비자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 반색하고 있다. 특히 긴 연휴에 앞서 주요 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행사 초반부터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많아 선물을 미리 준비하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영란법 시행 직전에 있었던 지난해 추석과 달리 올해는 고가의 선물세트를 찾는 수요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일 시작한 추석 선물세트 본 판매 행사 매출이 18일까지 8일간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3% 증가했다고 밝혔다. 건강(75.5%), 축산(83.5%), 청과(81.9%), 수산(83.3%) 등 모든 상품군 매출이 고르게 늘어났다. L-No.9세트(130만원), 울릉칡소 명품세트(95만원) 등 올해는 프리미엄 한정 상품도 빠르게 판매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518일 나흘간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 행사 매출이 지난해 대비 78.6%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요 품목별 매출 신장률은 정육 99%, 수산 88%, 청과 87%, 건강식품 81% 등이다. 50만원 이상 한우(101.8%), 30만원 이상 굴비(99.7%) 등 프리미엄급 선물세트 매출 증가율은 더 높았다고 전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 및 본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49%(821~919) 신장했다. 특히 30~99만원 사이의 고가의 추석선물세트가 96% 신장하며 매출을 이끌었다. 명절 선물의 강자인 정육세트와 굴비세트가 전년 대비 각각 161%, 179%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5일 추석 본판매 행사 시작 이후 4일간 매출 진도율(총 목표 매출 중 현재 판매된 매출 비중)14.3%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본판매 시작 후 4일간 진도율은 7.7%였다.

 

한우 선물세트 중 20만원대 상품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58.4% 늘었으며, 3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도 103.8% 증가했다. 영광 법성포 특선굴비(18만원)88.2%, 참굴비 수복(30만원)32.5% 증가했다.

 

대형마트 역시 예년보다 빠르게 추석 선물 구매가 이뤄지며 숨통이 트였다. 이마트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7일까지의 추석 예약판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4.2%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대비 180.3% 늘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 대목, 항공업계 활짝

 

사드 보복 이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호텔업계는 D턴족(명절을 고향에서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과 호캉스족(호텔+바캉스, 국내 호텔로 떠나는 여유로운 바캉스)으로 인해 간만에 특수를 누리고 있다.

 

호텔신라 서울과 신라스테이는 이달 초 예약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2배 가량으로 높아졌다. 제주의 경우도 20% 이상 증가했다. 호텔롯데는 제주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호텔 예약률이 전년대비 20% 안팎 높아졌다. 제주도는 평균 20%, 울산은 15% 늘었다.

 

이랜드의 켄싱턴리조트는 전 지점 평균 89% 예약됐다. 104일 추석 직후인 5~6일에는 전 지점의 객실이 완판됐다. 가을철 설악산을 찾는 등산객들로 인기가 많은 설악비치점은 930일부터 108일까지 전객실이 마감됐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105일과 6일 예약률은 60%를 기록해 연휴 기간 만실도 가능한 상황이며,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번 추석 기간 예약률이 전년대비 20%가량 상승했다.

 

항공업계는 주요 노선의 예약률이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긴 연휴로 인해 평소 가기 힘든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높은 예약률을 보였으며, 김포-제주 구간 항공권은 60만원대까지 치솟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적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증편을 계획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휴가 시작되는 930일부터 109일까지 제주 노선 등에 모두 54편의 임시편을 투입하기로 했다. 노선별로는 제주~김포 32, 제주~부산 8, 제주~청주 4, 김포부산 10편 등이다. 증편을 통해 늘어나는 추가 공급좌석은 13066석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연휴기간 인천~삿포로 노선을 14편 추가 편성하는 등 국제선을 일부 늘리는 동시에 귀향객의 편의를 위해 국내선도 증편할 계획이다.

 

LCC(저가항공) 역시 호황에 대비해 분주하다. 제주항공은 이미 국제선 130편을 증편해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으며, 진에어는 방콕과 다낭, 대만, 삿포로 등 인기 노선에 항공기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임시 33편을 늘려 12000여 좌석을, 티웨이항공과 부산항공도 각각 국제선 57(2만석)17(2700)을 추가로 편성했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사진=연합뉴스)


면세업계, 한국중국인 줄어 울상

 

반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면세점 업계는 표정이 밝지 않다.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들이 늘어나면서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매년 10월 첫째 주는 면세점 업계의 대목으로 꼽힌다. 중국의 최대 명절 국경절 연휴가 시작되는 시기이며, 많은 유커가 한국을 찾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국경절(101~7) 전후로 한국에서 신용카드로 5000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국경절과 중추절(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중국 역시 황금연휴가 예정돼있으며, 많은 중국인이 해외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에 따르면 국경절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여행지 탑 10에 한국은 들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은 3위권 안에 항상 랭크가 돼 있었다. 관광 업계는 유커의 한국 여행 선호도가 떨어진 데는 사드 체계 배치로 인한 갈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의 내부 모습. (사진=도기천 기자)


스타필드(신세계), 롯데몰 등 복합쇼핑몰 업계는 해외여행객 변수가 우려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고객층인 젊은층의 출국이 급증하면서 주요 쇼핑몰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바 있다. 또 집에서 연휴를 보내는 소비자들은 편의점 등 근거리 쇼핑에 집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복합쇼핑몰의 매출 상승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식품업계는 밀가루 시장의 대목이 사실상 실종됐다. 밀가루의 경우 2015년까지만 해도 1분기와 3분기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정, 구정, 추석 등 명절 대목 시즌이 있어서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서는 분기별 매출액에 큰 차이가 없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간한 가공식품 마켓리포트를 보면 설 명절이 있던 올해 1분기 밀가루 소매시장 매출액은 9713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1089100만원)보다는 10% 감소했고, 2년 전인 2015(1335600만원) 대비 27.2% 급감한 수치다.

 

작년 추석이 있던 3분기 매출(1098600만원)이 전년 동기(1358000만원)보다 20%가량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3분기에도 매출은 더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설과 추석 등 명절 대목에 직접 전을 부치거나 만두를 빚는 등 차례상 음식을 직접 만드는 비중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최근 음식배달 시장이 커진 것도 밀가루 판매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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