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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완화〕 겉도는 '수도권-비수도권 상생전략' 해법은 없나…① 확대되는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서울·인천·경기 포함 수도권 국토면적 11.8%…권력·부·최고급문화·의료 등 50% 이상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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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유경석기자 |  2015.05.10 21:15:30

수도권의 인구집중을 완화시키기 위한 규제인 수도권 정책을 두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서로 다른 처방을 내놓고 있다. 수도권은 기업투자확대를 위한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반면 비수도권은 수도권처럼 발전할 수 있도록 수도권 정책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물론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지향점은 동일하다. 하지만 수도권-비수도권은 동일한 목표에 대한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으며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현 정부의 국정 방향은 수도권 규제완화에 맞춰져 있다. 경제발전에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단두대(기요틴)에 올려 단번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종합적 국토정책 차원에서 합리적 방안으로 연말까지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국가경쟁력 강화와 투자활성화가 명목상 이유다.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비수도권은 수도권 집중은 효율성의 이득을 훨씬 초과하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역에 전가하면서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작은 국토지만 골고루 합리적으로 이용하고 각 지역별 특색을 살려 발전시켜야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배경을 비롯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주장 등을 5회에 걸쳐 짚어본다.

 

◆ 글 싣는 순서

1. 확대되는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2. 수도권 정책의 탄생
3. 수도권 정책을 둘러싼 갈등
4. 수도권 규제완화 끝없는 질주Ⅰ
5. 수도권 규제완화 끝없는 질주Ⅱ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은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가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편 권력·부·최고급문화·의료 등이 집중돼 있다.

 

2013년 현재 수도권 인구는 2525만6000명으로 전 국민 5114만1000명의 49.3%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서울 1014만3000명, 인천 287만9000명, 경기 1223만4000명이다. 오는 2040년에는 수도권 인구가 전국 대비 51.4%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여기에 지역총생산의 48.8%, 제조업의 56.9%, 금융 71.1%, 국세 65.4%, 공공기관 85.9%, R&D 투자 64.4%, 100대기업 본사 84% 등이 집중돼 있다.

 

대학교의 경우 2013년 현재 전국 340곳 중 수도권에 117곳이 위치해 34.4%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48곳, 인천 7곳, 경기 62곳이다. 학생수는 더 심해 전국 150만5000명 중 574만명(38.1%)이 수도권에 재학 중이다.

 

특히 서울시에 전국 상위 30위권 내 대학 17곳(57%)이 위치해 서울 소재 대학 졸업은 곧 서울에 있는 좋은 직장으로 취업과 자연스럽게 연계되면서 지역 출신 우수인재의 서울 쏠림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곧 지방대학의 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예술인의 66.1%가 서울에 거주하면서 전국 문예활동 2만여 건 가운데 48%에 달하는 1만여 건이 서울에서 이뤄졌고, 경기지역 11.2%를 합할 경우 수도권에서만 50% 가까이 실시되는 등 지역별 편차가 심각하다.  

 

무엇보다 자본의 수도권 집중은 우려할 수준이다. 2013년 현재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은 전국 1009조6850억원 중 70.1%인 708조 590억원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중 서울 532조 6890억원(52.8%), 인천 31조1970억원(3.1%), 경기 144조 1730억원(14.3%)이다.

 

비수도권으로 진출한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매출과 이익이 해당 지역에 머물지 않고 수도권에 본사를 둔 대기업으로 송금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5인 이상 사업장의 정규직 월급여액도 차이가 커지고 있다. 2008년 당시 월 평균급여액은 수도권 227만9895원, 비수도권 212만 7826만원으로 15만 2069원이던 것이 2013년 수도권 283만 8007원, 비수도권 254만 3997원으로 29만 4010원으로 커졌다. 

 

이처럼 지역의 주요 성장요인인 인구, 고용, 소득, 자본, 생산 5개 지표를 살펴볼 때 수도권 집중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간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수도권 규제를 근간으로 한 수도권 정책의 효과를 높이는 방안이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외국의 경우 영국 런던은 전체 인구의 25% 수준인 1400만명이 살고 있고, 전체 GDP의 31.9%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동경은 지난 2002년 수도권 규제를 완화한 후 5년간 100만명이 늘어 지방과 소득격차가 1.86배로 증가하는 수도권 집중에 따른 부작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수도권 집중은 수도권의 문제를 국가적·국민적 부담으로 전가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한다는 데 있다. 현재와 같은 수도권 과밀은 교통혼잡비용 12조8000억원과 대기오염 피해비용 10조4000억원, 환경처리비용 4조2000억원 총 27조4000억원의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비정상적인 토지 가격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에 거품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PIR지수는 13.4년으로 미국 뉴욕시(PIR 7년)보다 2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PIR(Price to Income Ratio)는 연평균소득을 반영한 특정 지역 또는 국가 평균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PIR 10'은 10년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 과밀은 비정상적인 부동산 거품을 조장해 국민의 안정적인 주거권을 확보할 권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로 국토의 양극화가 심화돼 지방의 쇠퇴와 사회적 기반의 붕괴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자체의 국제경쟁력 저화와 주민의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류종현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 지역의 자원배분과 경제력 집중에 따른 지역 간 격차확대로 지역불균형과 지역소외감, 상실감이 확산될 것"이라며 "이는 국민통합에 장애요인이 되고 사회전반적인 효율성을 저하시켜 결국 국가전체의 효율성 저하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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