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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韓정치] 무너진 ‘충암 라인’…벼랑 끝으로 몰리는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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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5.11.25 11:32:10

여인형 “尹, 작년 안가서 계엄 언급…무릎 꿇고 반대했다”
“부하들에게 미안해” 눈물 vs 尹 “내가 체포 지시 한적 없다”

내란세력들 ‘각자도생’서로 책임 전가로 무너진 ‘충암 라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이 작년 5∼6월 삼청동 안가에서 비상대권과 계엄을 언급했다”면서 자신은 “무릎을 꿇고 불가능하다는 군의 실태를 간곡히 말씀드렸다”고 증언했다.

이른바 ‘계엄 행동대장’으로 불렸던 여 전 사령관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출석해 “지난해 5∼6월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안가에서 저녁 자리를 갖고 대공 수사나 간첩 수사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대통령은 나라 걱정 시국 걱정(에) 쉽지 않다는 공감도 했다”면서 “대통령이 감정이 격해졌는데 헌법이 보장한 ‘대권 조치’라는 말도 했으며, 그 와중에 ‘계엄’도 나왔다”고 말하면서 이같이 증언했다.

이어 여 전 사령관은 “속으로 ‘통수권자이신데 계엄에 대해 어떤 상황이고 훈련이 준비돼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군이 전시든 평시든 어떤 상태인지를 일개 사령관이지만 정확히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자신이 윤 전 대통령에게 했다는 말을 언급했다.

그리고 여 전 사령관은 “사회가 혼란하면 군이 동원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계엄은 개전 초기에 발령되는데 육군 30만 중에 계엄에 동원될 사람은 없다”면서 “전시도 그럴진대 평시에 무슨 계엄을 하나. 훈련해본 적 없고 한 번도 준비한 적이 없다.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계엄이라고 해도 군은 불가능하다는 실태를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 전 사령관은 당시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은 일과 관련해 “‘일개 사령관이 무례한 발언을 했구나’ 하는 생각에 (무릎을 꿇었다). 술도 한두잔 들어가서 말한 것이다. 저에게도 충격적이었다”면서 “대통령이 계엄을 한다 안한다 구체적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이런 것도 있다’고 하길래 군의 상태를 말한 것이다. 제가 반대를 하고 그럴 계제도 아니고 정확하게 보고드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 전 사령관은 체포조 운영을 비롯한 상당수 질문에 자신의 형사재판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진술을 거부하면서도, 자신과 방첩사 부하들이 비상계엄에 적극 동조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김 전 장관으로부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받고 체포조를 편성·운영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여 전 사령관은 “저도 12월 4일 오후까지도 우리 방첩사 요원들은 명단의 ‘김어준’을 ‘김호중’으로 알고 있었다. 수사단장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우원식이 국회의장인지도 몰랐다”면서 “방첩사에는 그런(반국가세력) 수사본부가 있었던 적이 없다. (다른 군인들이) 군사재판에서 ‘합동체포조를 운용했다’고 증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또한 여 전 사령관은 “그날 방첩사 요원들이 새벽 1시 넘어서 나갔다. 군인들은 허술하게 일하지 않는다. 계엄 선포 이후 2시간이 지난 시간인데 그런 군사작전도 있냐. 말단 소위가 해도 그렇게 군사작전을 하지 않는다”며 “명령 내린 분도 의심스럽고 군인 중에 그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 전 사령관은 “방첩사 부하들이 계엄 당일 음주 회식을 했다”면서 “계엄을 준비했다면 그런 일들이 발생할 수 있겠느냐. 제가 비록 큰 잘못을 하고 잘못 판단했지만, 사랑하는 방첩사 부하들은 억울한 사람이 많다”고 강조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직접 신문에 나서 “체포나 수사를 하려면 인적사항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준비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하자 여 전 사령관도 “사전 준비가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같은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에는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대표 등 체포 대상자 명단이 실제로 남아 있는 것이 대해 여 전 사령관은 “내가 만든 게 아니라 들은 내용을 적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누가 말했는지, 어떤 경로였는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명단이 있었다면 인적사항을 확인했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여 전 사령관은 “군은 애초에 계엄을 실행할 수 없다”고 윤 전 대통령 책임을 다시 강조하는 등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이처럼 두 사람의 말이 엇갈리면서 그동안 공고해 보였던 소위 ‘충암 라인’이 허물어지면서 두 사람이 비켜 간 자리에 사건의 중심만 더 선명해져 다음 재판의 향방을 둘러싼 긴장감이 한층 더 높아졌으며, 재판부는 오는 27일 여 전 사령관을 재차 불러 증인신문을 이어 나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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