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 14년 만에 50만대 판매
1호 ‘블루온’ 이후 기술력·생산력 키워온 결과
작년 캐즘 여파로 주춤했으나 1분기 반등 조짐
이재명 ‘전기차 보급률 50%’ 공약에 기대감 상승
2025년이 반환점을 돌았다. 상반기에도 국내 산업계에는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공격적인 인수합병, 야심차게 벌인 신규 사업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 해외에서의 새로운 도전 등 기업들의 시계는 숨 가쁘게 돌아갔다. 그러나 숨 고를 새도 없이 곧장 남은 한 해 농사에 돌입해야 하는 시기. 기업들이 상반기에 뿌린 씨앗을 되돌아보고 하반기를 전망한다.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나온 첫 번째 양산형 전기차는 현대차가 만든 ‘블루온’이다. 2011년 등장한 이 차는 얼마가지 않아 단종 되는 비운을 맞았지만,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시발점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블루온을 신호탄으로 전기차 생산에 본격 돌입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14년 만에 큰 족적 하나를 남겼다.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50만대를 돌파한 것이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29만 1608대, 기아 21만 428대로 총 50만 236대가 판매되며 괄목할 기록을 세웠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급성장하던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대중화 이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주춤했다. 2021년 7만 1447대, 2022년 11만 9791대, 2023년 11만 1911대 판매로 상승 기류를 타다가 지난해 전기차 캐즘 여파로 8만 5203대 판매에 그쳤다.
반등 조짐은 올해 1분기에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 이상 증가한 2만 3159대가 팔리며 정체가 풀리는 모양새를 보인 것이다. 호재는 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30년 전기차 보급률 50% 달성’을 공약하면서 강력한 지원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축소된 보조금,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이번 정부에서 개선되면 전기차 캐즘을 완전히 탈피할 거란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입증된 경쟁력…‘세계 최고’에 연일 이름 올려
환경이 받쳐주면 더 거센 순풍을 탈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특히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다. 올해 들어 각종 상을 석권하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기아의 EV3가 지난 4월 열린 ‘2025 월드카 어워즈’에서 ‘2025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이 대표 사례다. 월드카 어워즈는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상으로 꼽힌다. EV3는 총 52개 차종과 경쟁한 끝에 최고 자리에 올랐다.
또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은 ‘2025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전기차’에 선정됐다.
기아의 또 다른 전기차 EV9은 유럽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 지역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가 진행한 비교 평가서 연이어 이긴 것이다.
아우토 빌트는 EV9(GT-line)과 볼보 EX90(트윈 모터 AWD) 두 모델로 시행한 1대1 비교 평가에서 승리한 EV9에 대해 “혁신적이면서 실용적인 전동화 3열 SUV”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유럽 매체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은 지난해 4월 메르세데스 벤츠 EQS SUV(450 4매틱), 아우디 Q8 e-트론(55 콰트로) 등 럭셔리 브랜드 전동화 대형 SUV 간의 비교 평가에서 EV9(GT-line)을 1위로 선정하며 “EV9은 독일 프리미엄 전기차와의 비교 평가에서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고, 특히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성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호평했다.
이밖에 EV3와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지난달 영국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오토트레이더’가 주관하는 자동차 관련 시상식인 ‘2025 드라이버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각각 ‘2025 올해의 차', ‘도심 운전자를 위한 최고의 차’를 수상했다. EV3는 해당 시상식에서 ‘최고의 대세 전기차’에도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키우며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 정책을 내놓는다면 여기에 힘입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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