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기업 발굴해 ‘전국구 스타’로
수수료 없이 방송에서 팔 기회를
‘함께’라는 구호, 80년 세월 여전
시간이 흐를수록 곤란함은 퇴적된다. 길어지는 코로나19 상황에 부담이 쌓여가는 중소업체들 이야기다. CJ그룹은 곁가지처럼 뻗어 있는 협력사들 앞에 놓인 난관을 치우기 위해 다양한 상생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래 쌓은 사업 노하우를 전수하거나 판매의 길을 열어주는 게 주요 방식이다. 대개의 활동은 이 회사 창업이념인 사업보국과 잇닿아 있다. CNB의 <이색사회공헌> 스무 번째는 ‘동행(同行)’을 실현하고 있는 CJ그룹이다. <편집자주>
“사업을 통해 국가와 국민에게 이바지한다”
전란을 딛고 1953년 출발한 CJ그룹의 기치는 ‘사업보국’(事業報國)으로 명확했다.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더불어’라는 뜻이 녹아있었다. 그로부터 약 80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체 없는 구호를 만들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전례 없던 전염병이 닥친 지금은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체들과 함께 가는 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방법은 주요 계열사들이 나서 그들의 물음표를 지워나가는 것이다.
상생은 막막함을 지우는 일부터
어떻게 팔까?
CJ제일제당은 협력사의 이러한 깊은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경쟁력 있는 협력기업을 발굴해 필요 자금과 판로 등을 아울러 지원하는 ‘즐거운 동행’ 사업을 통해서다. 이 사업의 핵심은 지역 유망 식품기업 제품의 전국 유통 대행. 쉽게 말하면, 덜 알려진 역량 있는 기업의 제품을 많이 팔리는 유통망에 내놓아 전국구 스타로 만드는 것이다.
사업 노하우만큼이나 전수 노하우도 오래됐다. CJ제일제당은 11년째 ‘즐거운 동행’을 하며 지역 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있다. ‘즐거운 동행’ 사업으로 성장한 면류·떡류 생산 기업 ‘미정’이다. CJ제일제당은 이 회사의 소스 개발과 품질 관리를 돕고, 제품명과 포장 디자인 등에 자사 노하우를 전수했다. A부터 Z까지 대대적 지원을 한 결과 ‘미정’은 제품 출시 만 1년 만에 ‘즉석 떡볶이’ 범주에서 제1경쟁사와의 격차를 빠르게 감소시키는 등 지속적인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품 경쟁력이 커지자 시장점유율이 뛴 것이다.
어디서 팔까?
방송에서 수수료 없이 물건을 팔 기회 제공. CJ온스타일의 상생활동은 이렇게 요약된다. 비대면 판로 개척이 절실한 중소기업을 돕는다는 취지로, 매일 1시간(TV홈쇼핑/T커머스 각 30분)씩 판매 수수료 무료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지원 대상을 세분화했다. 농촌 기업을 위한 ‘1촌 1명품’과 중소기업을 위한 ‘1사 1명품’이 전파를 타고 있다. 2007년 한국벤처농업대학과 손잡고 시작한 ‘1촌 1명품’은 매주 5회씩, ‘1사 1명품’은 주 9회 방송되고 있다.
‘1사 1명품’에는 지난 2012년부터 총 120여 개가 넘는 협력사가 참여했다. 이를 통해 우수 제품을 개발했으나 적합한 유통 채널을 찾지 못한 중소기업이 시청자에게 소개됐다. 최근에는 CJ의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챌린지! 스타트업’에서 최종 선발된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금과 컨설팅 외에 ‘1사 1명품’ 방송 진출 기회를 제공했다. 프로그램의 활용 방안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1촌 1명품‘과 1사 1명품’을 통한 매출이 지난해 기준 총 600억원(취급고 기준)을 돌파했다. CJ에 따르면, 매출뿐만 아니라 광고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만족도가 높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CJ온스타일 상생 방송은 단순 판로 지원 정책이 아니라 협력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라며 “ESG 경영 기반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통해, 협력과 상생의 가치가 사업 생태계 속에서 선순환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현 회장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곳은 경제계뿐만이 아니다. 문화계도 마찬가지다. CJ는 예술적 재능을 탐지해 발굴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문화보국’(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을 토대로 모래사장에서 잠자는 옥석을 꾸준히 끄집어내고 있다.
CJ ENM이 문화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인 창작자를 발굴, 육성하는 사회공헌사업인 오펜(O’PEN)이 탐지봉 역할을 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신인 창작자들에게는 데뷔 기회를, 업계에는 신인 창작자 수급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건전한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한다는 것이 목표다.
오펜은 지난 2017년 출범했다. 당시에는 드라마 부문과 영화 부문 신인 작가 양성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이듬해 신인 작곡가를 양성하는 ‘오펜 뮤직’으로 범위를 넓힌 후, 드라마 숏폼’ 부문까지 신설하며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61명의 스토리 작가와 58명의 음악 작곡가를 배출했으며, 현재 스토리텔러 6기 모집 전형이 진행되고 있다.
CJ ENM 측은 “세계가 주목하는 한류의 새로운 미래를 유수의 신인 창작자와 함께 이끌고 업계와 상생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복안”이라고 밝혔다.
(CNB=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