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의 전통사찰인 임휴사(대한불교조계종 소속)가 도시공원 구역인 경내에 무단으로 쇄석을 깔고 증축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달서구청 등에 따르면 임휴사는 지난 2004년 7월 방화로 인한 화재로 대웅전과 산신각 등 대부분이 소실됐다.
이후 2008년 1월 건축 허가를 받아 경량철골조인 샌드위치판넬 2층 345.23㎡, 대웅전 148.73㎡, 2층짜리 법당 192㎡, 산신각 26.44㎡, 화장실, 보일러실 등을 새로 지었다.
하지만 사찰 측은 허가 없이 건축물을 무단으로 증축하거나 경내 마당 등에 쇄석을 깔아 불법으로 토지형질을 변경했다.
또 인근 임야에는 텃밭을 개간해 사용하고 있으며, 사찰 입구 임야에는 시멘트로 포장을 해 주차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때문에 50~100년 수령의 나무들이 시멘트 위에 솟아 있는 희한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사찰을 찾는 신도들과 등산객이 마실 수 있게 분수 형태로 꾸며놨지만, 먹는 물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도 불분명해 시민 건강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행정당국인 달서구청의 '주먹구구식' 행정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전통사찰로 지정된 '임휴사'의 주요 건축물들이 한식 형태로 지어져 있음에도 어울리지도 않는 샌드위치판넬을 증축하도록 허가를 내준 것이다.
사찰 측은 이곳의 1층을 공양간(식당)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2층엔 공양주 등 종사자들의 숙소로 쓰이고 있어 화재에 취약한 전통사찰의 안전성에 대한 고려도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임휴사는 사찰 측 소유의 땅이기 때문에 전통사찰 이외의 건축물을 증축하는 허가권은 없다"며 "논란이 있는 만큼 현장 확인 후 행정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임휴사는 대구 앞산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사찰로 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의 말사다.
이 사찰은 팔공산 일대에 산재한 고려 태조 왕건의 설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왕건이 후백제 견훤과의 공산 전투에서 패해 도망친 뒤 이곳에 와서 군사를 추스려 쉬어갔다 해서 임휴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통사찰은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불상 등 불교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형상을 봉안하고 승려가 수행하며 신도를 교화하기 위해 건립·축조된 건조물로서 등록된 것을 말한다.
(CNB = 대구경북 / 신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