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간 무역분쟁과 신흥국 금융불안, 환율·금리·국제유가의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 여기에다 실업률 증가, 남북경협 교착상태 장기화, 건설·서비스업 침체로 내수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이런 가운데 향후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작년 실적이 공시돼 시선이 쏠린다. CNB가 주요기업들의 ‘2018년 성적표’를 토대로 앞날을 내다봤다. 두 번째는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식품업계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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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도 양호한 성적표
매출·영업이익 증가세 이어가
일부는 제자리…적자는 없어
신제품 개발 투자에는 ‘인색’
CNB뉴스가 12월 결산 상장 식품업체 중 연결 기준 매출 상위 19개사(CJ제일제당, 케이티앤지, 대상, 동원F&B,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농심, SPC삼립, 삼양사, 오리온, 하이트진로, 롯데푸드, 롯데제과, 매일유업, 대한제당, 크라운해태홀딩스, 남양유업, 해태제과식품, 크라운제과)를 분석한 결과 평균 매출액은 10.9% 올랐고, 가장 성장세가 높은 곳은 CJ제일제당이었다.
이중 지주사 분할로 인해 전년도(2017년)와 매출 비교가 적절치 않은 곳 4개사(오리온과 롯데제과, 매일유업, 크라운제과)를 제외한 15개사의 평균 매출액 인상률은 5.8%였다. 담배유통이 주력인 케이티앤지(KT&G)를 제외한 14개사의 평균 매출액 인상률은 6.9%였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19개사 평균 6.6%로 전년(6.78%)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오리온 등 4개사를 제외하면 6.35%로 0.4%포인트 감소했지만, 사회적인 금연 분위기로 매출이 감소한 케이티앤지를 제외하면 4.1%로 0.1%포인트 올랐다.
이같은 성적표는 경기불안이 대두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 비춰보면 비교적 양호해 보인다. 더구나 매출 뿐 아니라 영업이익률까지 오른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실적은 몇몇 회사의 우수한 실적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유통기업들 간의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가장 좋은 실적을 낸 회사는 식품업계 1위사인 CJ제일제당이었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18조6701억원으로 전년(16조4772억원) 대비 무려 13.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8327억원으로 전년(7766억원) 대비 7.2% 늘었다.
매출 내역을 보면 식품(육가공, 제당 등) 분야에서 5조271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5조1101억원) 대비 3.2% 증가했고, 생명공학(아미노산 등) 분야에서 5조3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4조7751억원) 대비 4.8% 증가했다. 물류(하역, 운송, 배송, 건설 등)도 8조394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6조5920억원) 대비 27.3% 늘었다. 물류의 성장이 두드러지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호 실적을 거뒀다.
CJ제일제당은 연구개발 면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1위 장기집권 체계를 굳혀가고 있다. 이 회사의 2018년 연구개발비(R&D)는 1437억원(매출 대비 0.77%)으로 집계 대상 19개사 중 가장 많았다. 이 회사의 주요 연구개발 실적은 HMR 상품화, 비비고 죽, 냉동면 상품화, 편의형 식초, 김 관련 연구, 이소류신 등이었다.
대상도 괜찮은 성적표를 냈다. 매출은 2조9568억원으로 전년(2조9688억원) 대비 0.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202억원으로 전년(967억원) 대비 무려 24.2% 증가했다. 동원F&B는 전년(2조5526억원)대비 두자리수 가까운 9.8% 오른 2조802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도 전년(724억원) 대비 20.5% 오른 872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전년(2조1262억원) 대비 5.7% 오른 2조2468억원의 매출과 전년(1461억원) 대비 3.9% 오른 1517억원의 영업이익을 공시했다. 오리온은 1조9269억원의 매출과 2822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 무려 14.6%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했다.
하지만 대상을 비롯해 하이트진로, 롯데푸드, 대한제당, 남양유업, 해태제과식품 등은 전년 대비 매출이 줄었다. 특히 남양유업은 몇 년째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그렇다고 영업적자를 기록한 회사는 전무해 어느 기업이든 재무구조가 부실하다고 단정내리긴 힘들어 보인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개발비(R&D)는 19개사 평균 0.87% 증가했으며, 오리온 등 4개사를 제외하면 3.8% 줄었다. 케이티앤지를 제외하면 2.6% 감소했다.
연구개발비를 늘린 회사는 대상(13.6%), 동원F&B(13.3%), 농심(12.4%), SPC삼립(36.5%), 삼양사(16.1%), 롯데푸드(1.0%) 등이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를 넘는 회사는 농심(1.3%), 롯데푸드(1.0%) 2개사였다.
(CNB=이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