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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건설사들, 매머드급 수주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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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민영기자 |  2025.04.18 09:38:08

1분기 수주액 전년 동기 비해 3배 늘었지만
치솟는 공사비로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하락
서울 노른자위 개발도 ‘묻지마 입찰’ 사라져
출혈경쟁 피하고 선별수주 나서는 등 자구책

 

도시정비사업을 앞둔 서울 한남4구역 모습. 1조 5695억원 규모의 매머드급 사업이지만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건설사의 수익이 예전만 못하다. (사진=김민영 기자)

올해 1분기 대형 건설사가 정비사업 분야에서 거둔 수주액이 11조원을 넘어섰다.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도시정비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새로운 활로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상승하고 있는 공사비는 사업의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다. 수주 경쟁에만 집중하다간 ‘적자 공사’라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0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11조 370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 9994억원) 대비 약 3배 급증했다. 정부의 정비사업 지원과 조합의 니즈가 맞물린 결과다.

올해 가장 수주를 많이 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신반포 4차 재건축, 한남4구역 재개발, 송파 대림가락 재건축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내며 3조 556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치의 70%를 달성한 수준이다.

GS건설과 롯데건설도 각각 2조 1949억원, 1조 8279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약진했다. GS건설은 잠실우성1·2·3차와 신당10구역 등의 대형 사업지에서도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그러나 이같은 수주실적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 원가율이 90%를 초과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물산을 제외한 상위 10대 건설사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원가율이 90%를 웃돌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설 부문 원가를 별도로 공시하지 않는 삼성물산을 제외한 상위 9개 건설사의 지난해 원가율은 평균 93.2%로 나타났다. 원가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건설업계가 공사비, 인건비 등 공사에 실제로 집행한 비용이 크다는 의미다.

건설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적정 원가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원가율이 93%라는 것은 1조원짜리 공사를 하는데 자재비, 인건비 등에만 9300억원을 썼다는 것이다. 이는 3년 전(87%)과 비교하면 6%포인트 높다.

건설사별로는 현대엔지니어링(105.4%), 현대건설(100.7%)이 100%를 넘으며 회사가 번 금액보다 들어간 비용이 더 컸다. 포스코이앤씨(94.2%)와 롯데건설(93.5%), 대우건설(91.2%) 등도 원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GS건설(83.8%), DL이앤씨(89.8%)는 80%대의 원가율로 선방했다. 특히, GS건설은 지난 2023년 98.0%까지 치솟았던 원가율이 지난해 3분기 91.7%까지 낮아지는 등 꾸준히 개선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수주지수는 60.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p) 감소했다. 같은기간 공사대금지수도 76.1로 전월대비 2.6포인트 하락했으며, 자금조달지수는 전월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70.2, 자재수급지수는 전월 대비 7.7포인트 하락한 84.1을 기록하는 등 주요지수 모두 하락했다. 주요지수들이 100미만이란 얘기는 공사대금, 자금조달, 자재수급이 모두 원활치 않다는 뜻이다.

국내 건설공사비지수도 2020년 이후 무려 30%나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2020년 기준 100이었던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에서 지난 2월 131.04로 상승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공사비지수가 130을 넘었다는 것은 2020년보다 공사비가 30% 이상 증가했다는 의미”라며 “높은 공사비가 건설사의 수익성에 그대로 영향을 주면서 저조한 영업이익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건설 현장 CG.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으며, 포스코이앤씨가 0.65%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낸 것을 비롯해 롯데건설(2.16%), GS건설(2.22%), SK에코플랜트(2.52%) 등의 영업이익률이 3%를 밑돌았다.

건설업계는 당분간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별수주,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무조건적인 수주를 자제하고, 조건이 좋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업만 선별해 수주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올해 신반포 4차, 개포주공6·7단지 등 서울 핵심 정비 사업지 시공사 선정에서 대형사들이 출혈경쟁을 피하고 선별수주에 나서면서 수의계약을 진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건설경기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정부가 공공 공사비 현실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이다. 정부는 건설산업 위축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등을 막기 위하 조치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정부 주도 개발사업의 공사비를 점차 올릴 계획이다.

주된 내용은 △직접공사비 산정기준 현실화 △일반관리비 상향 △낙찰률 상향 △물가 반영기준 조정 △턴키(수의계약) 물가 반영시점 현실화 등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건설 투자의 상당 부분이 민간에서 이뤄지는 만큼 영업정지를 받은 업체들의 선분양 제한 기간을 완화하는 것을 비롯한 규제 완화도 시행한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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