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50억 상당의 싱가포르산 불량 경유를 정제유인 것처럼 위장해 밀수하고 시중에 불법 유통시킨 4개 조직, 18명이 관세법 위반으로 부산세관에 적발됐다.
부산세관(세관장 조훈구)은 6일 싱가포르산 460만 리터의 불량 경유 밀수입을 주도한 회사임원 곽 모씨(54세)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6명을 불구속했다. 또 비밀창고에 보관 중이던 경유 55.8만 리터는 압수했다고 밝혔다.
부산본부세관은 지난 해 3월경 수입 정제유를 이용해 불량경유를 제조한다는 첩보를 입수, 지난 해 4월부터 부산항으로 반입된 정제유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해 곽 씨 등이 경유를 밀수입하려한 사실을 적발했다.
세관에 따르면 적발된 곽 씨 등은 지난해 4월 국내산보다 약 3배 저렴한 싱가포르산 경유에 흑색 색소를 혼합해 정제유인 것처럼 무역서류를 꾸며 밀수입했다. 이들은 밀수입된 불량경유를 정읍, 함안 등 인적이 드문 공장 공터로 운반하고 경유 운송 차량에 옮겨 실은 뒤 주유소에 불법 유통시키거나 가짜 경유를 제조했다.
이들이 밀수입한 싱가포르산 경유는 한국석유관리원의 성분분석 결과 밀도와 바이오디젤 함량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규정된 품질기준에 미달되는 것으로, 밀도와 바이오 디젤 함량이 품질 기준에 미달 되면서 겨울철에 쉽게 굳을 수 있어 차량의 엔진 고장을 일으키는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이를 가지고 제조된 가짜경유는 밀도를 맞추기 위해 등유를 혼합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차량 화재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시중 유통된 경유 404만 2천 리터는 경유 승합차 약 5만6천대에 주유할 수 있는 양으로 불량 경유를 주유한 다수 차량이 안전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국제유가 하락세를 더디게 반영하는 국내유가 결정 구조로 인해 비슷한 유형의 밀수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앞으로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화물검사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석유관리원 등 관계기관과 정보교류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 경찰과 공조해 시중 유통단속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