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북방 아시아 계통이 주류를 이룬다. 70% 이상이 북방계 몽골로이드, 20% 이상이 남방계 아시아인, 그리고 극히 일부가 유럽 등 다른 인종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남방계나 북방계나 몽골로이드의 모발은 뻣뻣한 옅은 검은색이다. 백인은 붉은색, 갈색, 금색 등으로 다양하며 물결형이 많다. 흑인은 곱슬형의 짙은 검은색이 일반적이다. 색깔 차이는 멜라닌 색소의 과다로 발생한다. 태양을 많이 받는 지역 사람은 검은색 모발을 갖게 된다.
모발 형태는 수천 년 동안 기후에 적응한 결과라는 설이 제기된다. 모발 사이에 간격이 넓으면 열 차단과 땀 증발에 유리하다. 더운 지방에 사는 흑인의 머리카락이 곱슬인 이유다. 추운 지방에서도 곱슬머리는 찬바람을 막고, 공기를 품고 있어 온도 유지에 유리한 면이 있다. 극지나 적도에서 먼 온대지방에 적응해온 한국인에게는 곱슬이 극히 적고 대부분 직선형 모발이다.
인체의 털은 대략 5백만 개다. 종류는 머리카락을 비롯하여 체모, 수염, 눈썹, 겨드랑이털, 음모 등 6가지가 있다. 머리카락 개수는 인종과 개인에 따라 다른데 10만 개 내외다. 모발 밀도를 인종별로 비교하면 백인종>황인종>흑인종 순서다.
백인의 평균 모발은 약 10만 개에 이른다. 밀도는 1㎠ 당 200개 전후로 높다. 특히 모낭에서 모근은 1~3개로 다른 인종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그렇기에 백인은 모발이 일부 탈락해도 탈모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모발은 물결형이 주류인 가운데 직모, 곱슬형도 혼재한다.
동양인의 모발은 약 8만개이고 모발 밀도도 백인에 비해 낮다. 모발 직경은 백인에 비해 굵다. 같은 모발이면 백인에 비해 머리카락이 많게 보이는 이유다. 그런데 밀도가 낮은 직모이기에 모발이 빠지면 다른 인종보다 탈모가 더 심해 보인다.
흑인의 모발은 6만개로 인종 중에서 가장 적다. 모발 밀도도 ㎠당 120~140개 정도에 불과하다. 굵기도 다른 인종에 비해 가는 편이다. 머리카락이 적지만 서로 엉킨 곱슬이기에 탈모가 진행돼도 다른 인종에 비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한국인의 모발은 동양 황인종 머리카락 특징을 보인다. 모발이 굵고, 밀도가 낮다. 그러나 모발 숫자는 10만 개 이상이다. 2010년의 대한피부과학회지에 게재된 박진 등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 성인의 평균 모발은 남자 11만6,740개, 여자 10만6,942개로 평균 11만 2,074개다. 유럽인 못지않은 모발 숫자다.
그러나 여느 동양인과 마찬가지로 모낭에 모근은 대부분 1개에 불과하다. 유럽인이 3개에 육박하는 데 비해 적은 숫자다. 따라서 한국인은 모발이 탈락되면 백인이나 흑인에 비해 머리 속이 휑하게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인은 탈모 위험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탈모 11가지 약으로 탈출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