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쪼그만 것들이 대체 무슨 돈이 필요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쪼그만 것들도 돈은 필요하다.”
동화 속 세 주인공 중 초원의 말이다. 초등학교 5학년 오초원, 김상미, 박용수는 돈이 꼭 필요했다. 아이들은 맛있는 치킨이 먹고 싶고, 하얀 레이스 달린 치마가 입고 싶고, 멋진 축구화를 신고 싶었다. 세 친구 모두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들 힘으로 돈을 벌려고 나서면서 소동이 벌어진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사실적이고 유쾌한 시선으로 담아낸 ‘기호 3번 안석뽕’과 ‘소리 질러, 운동장’의 동화작가 진형민. 그가 이번에는 돈을 벌겠다고 학교 밖으로 나간 아이들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아이들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불평등과 아이들도 체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불평등을 그려냈다. 나아가 돈 버는 일이 원래 어렵고 힘들다고 말하지도, 반대로 얼마든지 즐겁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낙관적인 입장도 내세우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차근차근 이야기를 진행한다.
진형민 장편동화·주성희 그림 / 9800원 / 창비 펴냄 / 1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