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와 관련해 자주 오르내리는 용어가 모발, 모낭, 모근이다. 모발(毛髮)은 인체에 나는 털이고, 모낭(毛囊)은 털을 키우는 집이다. 모근(毛根)은 털이 되는 씨앗과 같은 뿌리다.
모발은 약 500만 개가 온몸에 분포한다. 모발이 없는 곳은 손바닥과 발바닥, 귀두, 점막과 피부 경계 부위에 불과하다. 케라틴 단백질이 구성물인 모발은 피부 밖으로 나온 각질화된 상피세포다. 모양은 바늘이나 실과 같은 길쭉한 형태다. 모발은 피부 속의 모낭과 모유두, 피부 밖의 모간을 포함한다.
머리카락은 두피에 나는 모발이다. 머리카락은 약 1O만개다. 인간의 머리카락 생존기간은 3~8년이다. 성장기, 휴지기, 퇴행기를 거친 뒤 탈락한다. 사람의 모발은 평생 15~20회의 주기를 반복하며 두피에 머리카락 숲을 형성하게 한다. 그런데 모발 탈락 이후 더 이상 머리카락이 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주변부로 확대되면 두피의 사막화가 되는 탈모다.
모낭은 털을 만들고, 키우는 집이다. 표피가 피하조직으로 움푹 들어간 관 모양으로 털주머니로 부른다. 진피 속의 모근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보호막 역할을 한다. 모발은 모낭에서 자란다. 부푼 형태의 모낭 아래 부분은 모구부를 감싸고 있다. 주로 모유두 세포와 줄기세포의 역할로 털이 만들어진다.
모낭의 약화는 탈모를 부른다. 모낭의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모발이 미세화된다. 모낭의 건강도가 떨어지면 모근의 성장도 어려워진다. 또 모낭의 염증이 잦으면 미세혈관에 의해 주위 모낭도 오염될 수 있다. 이 경우 굵은 모발이 가늘어진 뒤 탈락하게 된다. 모낭에는 1~3개의 모근이 있다.
모근은 피부 속의 모발이다.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조직으로 나뉜다. 모근은 진피와 표피에 걸쳐 있다. 모근의 밑 부분인 모구는 둥근 형태에 연한 색이다. 모발은 모구의 세포가 증식되면서 자란다. 모구의 아래 부분에 혈관이 많이 분포된 모유두가 있다. 새로운 세포 형성에 필요한 영양공급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모발 성장과 탈모를 막는 성장인자 조절의 컨트롤타워인 모유두 바깥에 모낭이 있다. 한국인의 절반은 모낭에 모근이 1개에 불과하다. 반면 백인은 1모낭에 2개 이상의 모근 비율이 95% 전후다. 한국인은 1개의 모근만 잃어도 탈모인 셈이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탈모 11가지 약으로 탈출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