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허세와 겉치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찰스 부코스키. 그의 인생론과 예술론이 담긴 시선집이 출간됐다.
마흔아홉 살에 전업 작가가 되기까지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수십 년간의 무명 생활을 거친 이 시인은 무척 열정적인 동시에 도발적이다. 이를테면 “내가 계속 글을 쓰는 건 내가 아주 잘한다는 생각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너무 못한다는 기분이 들어서이다. 셰익스피어 포함 모두가”라든가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멋지게 들리는 건 내가 도박하듯 글을 쓰기 때문이다. 신중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연구하고, 가르치고, 그러곤 망친다”는 식이다. 이런 거침없는 표현은 그의 시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가 몸소 세상에 부딪히며 배운 인생이 그대로 녹아난 셈이다.
어느 비평가의 말처럼 “현대 도시인(특히 중하층민)의 삶을 리얼하게 그려 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책상물림을 경멸하던 시인의 예술론을 담은 이 책을 통해 부코스키의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찰스 부코스키 지음 / 1만 원 / 민음사 펴냄 / 1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