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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칼럼] 프로페시아, 우연과 필연 이야기

Dr. 홍의 무명초 이야기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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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복원기자 |  2016.09.29 09:48:40

비아그라와 프로페시아! 둘의 공통점은 우연히 개발돼 지구를 강타할 정도로 히트를 쳤다는 점이다. 발기부전을 다스리는 비아그라는 당초 심장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비아그라의 원료인 실데나필을 임상실험 하다 남성이 일어서는 부작용을 발견했다. 우물을 파다가 금괴를 발견한 셈이다.

 

그러나 프로페시아는 로또 복권 당첨과 같은 순수 우연만은 아니었다.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성격이 짙다. 운은 알게 모르게 사람 주변을 오간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으면 잡지 못한다. 오가는 운을 꽉 움켜쥘 수 있으면 행운이다. 의미 없이 스쳐갈 운도 준비된 사람에게는 행운으로 바뀔 수 있다. 탈모 치료제인 프로페시아 개발은 우연 보다는 필연 개연성이 있다.

 

유전형 탈모의 핵심 원인은 모발성장 조절 호르몬인 DHT(Dihydrotestosterone). 이론적으로 탈모 치료는 DHT 조절로 가능하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1974년에 5알파-환원효소(5-alpha reductase)가 결핍된 남자 어린이들을 연구했다. 그 결과 낮은 DHT수치, 작은 전립선이 확인됐다. 또 남성형 탈모나 여드름도 없었다. 연구원들은 5알파-환원효소를 막으면 전립선비대증과 모발탈락에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했다.

 

한 가지 약으로 두 가지 효과 가능성을 본 것이다. 당시의 사회 분위기는 미용 보다는 치료에 치중했다. 전립선비대증약은 당장 필요한 의약품인데 비해 탈모치료약은 미용적 측면이 강했다. 머크사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전립선비대증 치료약 개발을 서둘렀다. 마침내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프로스카 5mg이 시판되었다. 용도는 50세 이상 남성 전립선비대증 치료였다.

    

그런데 대머리가 프로스카를 복용하자 모발이 나는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제약사에서는 본격적으로 피나스테리드 성분과 모발의 관계를 연구했다. FDA1997년에 남성형탈모 치료제로 11mg 피나스테리드를 승인했다.

 

1974년에 연구원들은 이미 피나스테리드가 탈모치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 다만 때가 무르익지 않았기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미용 시장이 커졌다. 탈모치료제의 시장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때마침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의 모발성장 부작용도 보고되었다. 연구원들은 잠자고 있던 지식을 꺼내 들었고, 시대상황과 맞아 떨어져 히트상품 프로페시아가 태어난 것이다.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의 개발은 우연이 아닌 필연에 가깝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운이 아닌 준비된 자가 잡는 행운 성격이 강하다. 실제 탈모치료에 있어서도 우연 보다는 필연 요소가 강하다. 모낭이 살아있으면 모발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죽은 모낭에서 모발이 회복의 우연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탈모치료는 모낭이 존재할 때 시작해야 한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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