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8.26 11:32:11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남성이 가사육아에 동참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가사육아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강원발전연구원은 25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출산율 회복을 위한 보완대책과 관련해 '지표분석을 통해 본 강원도 저출산 현상과 대책'을 주제로 한 정책메모 제567호를 발간했다.
한국의 인구는 1960년 2501만 2000명, 1980년 3812만 4000명, 2000년 4700만 8000명, 2010년 4941만 명, 2015년 5152만 9000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2030년 5216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60년 4395만 9000명으로 감소해 1992년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저출산 현상과 관련이 깊다.
정부는 1990년대 중반까지 산아제한 등 적극적 인구억제 기조를 유지했다. 인구증가율이 1% 이하로 떨어지자 더이상 인구억제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이후 심각한 저출산 위기를 맞는다.
2005년 합계출산율이 1.076을 기록하면서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2005. 5월) 제정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설치 등 보육지원 확대에 나섰다. 2015년까지 저출산 분야에만 66조 600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은 1.12에서 2015년 1.24러 10년 간 0.12%p를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2013년 현재 OECD 국가 중 이스라엘이 합계출산율 3.03으로 가장 높으며, 한국은 1.19로 34위를 기록해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합계출산율(TFR, Total Fertility Rate)은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로서, 연령별 출산율(ASFR)의 총합이며 출산력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사회적으로 저출산의 원인 규명과 인식이 미흡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수도권으로 경제와 산업집중이 가속화되고, 일자리가 도시권으로 집중되면서 지가 상승과 더불어 거주면적 축소로 출산과 아이양육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사회가 고학력화되면서 아이양육에 소요되는 비용이 증가하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고 있으나 출산육아환경의 정비는 미흡한 실정이다.
노동시간의 증가에 따른 교제시간이 부족하고 만혼에 따른 다자녀 출산 곤란, 연애지상주의로 중매결혼 감소와 이에 따른 다량의 연애약자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 언론, 연구자, 지식인들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이러한 상황과 원인이 어떠한 폐해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인식도 미흡한 상태다.
이처럼 저출산 문제는 단편적인 현상이 아닌 종합적 차원의 분석과 대응이 중요한 과제다.
한국의 저출산 원인 중 가장 큰 요인은 결혼율의 저하(미혼율의 증가)로 볼 수 있다.
2010년 25-29세 남성의 미혼율은 85.4%이고, 여성은 69.3%다.
이는 저출산으로 고민하고 있는 일본(2015년 기준)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25~29세 남성 미혼율은 72.5%, 여성 61.0%로 한국에 비해 남성 12.9%p, 여성 8.3%p가 낮다.
또 1990년 남자 27세, 여자 24세이던 초혼 연령이 2015년에는 남자 32세, 여자 30세로 만혼화돼 다자녀를 갖기 어려운 실정이다.
OECD 국가와 비교해 한국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근로시간 54시간 이상 근무하는 비율을 연령별로 살펴본 결과 30세 미만에서는 근로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40세 이상에서는 근로시간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 현저하게 나타났다.
반면 OECD 주요 국가의 가사 및 육아에 동참하는 시간을 비교할 때 한국은 현저하게 낮은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와 비교하면 1/4 수준에 불과할 형편이다.
이런 결과는 남성의 가사 및 육아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둘째 자녀의 출생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감안할 때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가사와 육아에 동참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요구된다.
강원발전연구원 박상헌 선임연구위원은 "가족 관련 예산을 확충하고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현금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GDP 대비 가족 관련 사회지출 비중 0.94%를 출산율이 높은 영국 3.97%, 스웨덴 3.64%, 프랑스 2.93%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에 기반을 둔 저출산정책으로 출산율 회복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세부시책을 발굴 시행해야 한다"며 "고용안정 및 일자리 창출, 남성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 고용시간의 단축, 기업과 NGO단체와 연계한 출산대책, 출산영향평가 등 다각적인 대책도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