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수주의자들의 헤이트 스피치(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에 관한 뉴스를 기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반면, 인종주의자들의 차별과 혐오에 대항한 일본 젊은이들의 카운터 운동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저자는 일본 극우파가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알려진 ‘액션 인권변호사’ 간바라 하지메.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카운터 운동의 계기는 2000년대에 유행한 ‘한류 붐’이다. 일본 사회에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한국과의 우호를 바라는 젊은이가 많았기 때문에 카운터 운동이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일본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파고든 저자는 현장의 시선으로 헤이트 스피치를 해부한다. 그는 헤이트 스피치가 왜 생겨났고, 어떻게 근절할 것인지, 차별을 선동하는 정치가들과 정부 대책 비판은 물론, 헤이트 스피치 집회를 저지한 직접행동 과정 및 활동가들의 인터뷰 그리고 법률가로서 본 규제 방안과 한계를 이 책에서 다룬다.
증오와 편견을 극복하는 방법이 결국 인종주의와 차별을 포위할 시민의 횡적 연대라는 결론이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간바라 하지마 지음 / 1만 5000원 / 나름북스 펴냄 / 2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