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과 함께 몸을 불리며 입에서 입으로 전승된 설화는 우리 문학의 원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화는 그 자체로서 문학성을 지니며 소설 등 여타의 기록문학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그러므로 설화를 알아간다는 것은 곧 우리 문학의 원형을 살피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서나 문학서처럼 설화에 관한 연구도 이미 방대하게 쏟아져 나온 상태지만, 이 책의 중심에는 인물이 있다. 저자는 ‘삼국사기’ 열전과 ‘삼국유사’, ‘고려사’ 등에 나타나는 인물 중 통치자 중심으로 풀어내 그들이 어려움에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또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어떻게 몰락하는지,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었는지 등 선조의 삶을 다채롭게 서술한다.
또한, 구비설화에서 보여주는 평민의식을 살펴볼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의 설화를 통치자 중심으로 비교 연구함으로써 양국의 민중의식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일조한다. 이 책은 인물 위주의 서술을 통해 설화문학이 담고 있는 지혜를 새로운 시각으로 담았다.
김효림 지음 / 2만 2000원 / 채륜 펴냄 / 2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