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08.18 08:50:30
고용노동부가 847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지난달 확정·고시했다. 이로써 NCS는 법적 지위를 획득했다. NCS를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등 NCS 도입에 적극 나선 전문대학들은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반색하고 있다. 향후 노동시장은 그간 스펙중심의 '만능맨'이 아닌 능력중심의 특정분야 '능력맨'을 채용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4개 분야 847개 표준, 1만 583개 능력단위를 확정·고시했다. 2013년 5월 국가직무능력표준 개발 및 활용계획을 추진한 후 2년만의 성과다.
정부는 학벌, 스펙위주의 사회에서 능력중심사회로 전환을 목표로,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개발했다. 산업현장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방안이다.
NCS가 확정고시됨에 따라 매 5년마다 전 NCS 및 체계 등에 대해 검토·보완할 방침이다.
산업현장성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심에서 13개 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로 NCS의 개발보완의 권한과 책임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기술, 직무변화 등 산업현장의 변화를 반영해 미래유망분야의 NCS를 추가로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보완한다.
NCS 기반 국가기술자격도 개편된다.
올 하반기 산업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NCS 기반 국가기술자격 개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기존 국가기술자격 527종목과 NCS 기반 616종목의 자격을 비교·연계해 유형에 따라 종목별 개편 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 교육부와 협업을 통해 국가역량체계(NQF:National Qualification Framework)(안)를 설계할 계획이다. 이는 '학교=자격=일 경험'으로 연계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NCS 기반의 채용시장의 변화 움직임에 전문대학들은 반색하고 있다.
취업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으로, 기업의 수요에 맞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한 만큼 현장성이 강한 인재를 기업들이 우선 채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NCS를 바탕으로 교육과 훈련 과정을 개편한 전문대학들은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변화까지 기대하고 있다.
실제 NCS 기반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을 채용한 회사들은 낮아진 이직률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다만 현 정권가 국정과제로 선정한 NCS를 차기 정부가 계속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정책의 실효를 거두는 데는 절대적인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박두한 삼육보건대 총장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느냐' 하는 현장중심이라는 점에서 취업현장에 적용되면 기업들이 앞장서 주문식 교육과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NCS에 대한 이해와 홍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기평 송호대 총장은 "NCS를 기반으로 기업체 수요에 맞도록 교육이 체계화 된다는 게 중요하다"며 "실제 졸업생이 취업한 기업체로부터 현장성이 강하다며 만족해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채용 조건이 학력이 아니라 교육내용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뀔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우형식 한림성심대 총장은 "NCS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새로운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길"이라고 평가하고 "스펙 중심의 만능맨을 요구하던 과거와 다른 특정분야의 능력맨이 필요한 능력중심사회를 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총괄 표준개발실장을 역임한 김록환 한국산업인력공단 강원지사장은 "현재 산업현장에서 적극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나, 올해 230개 공공기관에 선도적으로 도입했고 내년부터 모든 공공기관이 능력중심으로 채용하게 돼 채용시장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는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양성을 위해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 내용을 직무 분야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NCS를 바탕으로 특성화고교와 전문대는 직업교육을, 폴리텍대학과 각종 훈련기관은 훈련 및 자격제도를 현장(일)에 맞도록 개편했다. 또 기업의 능력중심 채용과 인사관리를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