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와는 달리 주택용 전기요금 인하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5대 공공요금 가운데 주택용 전기요금만 원가보상률을 훌쩍 넘기고 있기 때문으로, 최대 21.5%까지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서울 은평갑. 사진)이 9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말 기준 5대 공공요금 원가보상률은 철도요금 93.3%, 도시가스요금 90.1%, 상수도요금 89.1%, 도로요금 82.7%로 조사됐다.

반면 전기요금만 유일하게 100%를 초과했고, 그 가운데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은 무려 104.2%에 달했다.

5대 공공요금 중 원가보상률이 가장 높은 주택용 전기요금(104.2%)과 가장 낮은 도로요금(82.7%)간 격차는 무려 21.5%p에 달한다.

박주민 국회의원은 이와 관련 "주택용 전기요금을 인하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원가보상률은 총수입을 총원가로 나눈 값이다. 원가보상률이 100%보다 높을 경우 그만큼 요금인하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즉 수치가 낮을수록 국민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5대 공공요금의 원가보상률 기준 시점을 2014년으로 한 것은 한국전력이 보유한 최신자료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박주민 국회의원은 설명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원가보상률은 2012년 89.5%, 2013년 97.9%, 2014년 101.9%로 인상됐다.

하지만 대기업은 예외로, 특혜를 받고 있다는 게 박주민 의원의 지적이다.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 한해 한전이 ㈜포스코로부터 본 원가부족액은 1596억3500만 원에 달했다.

또 현대제철(주)은 1120억 3300만 원, 삼성전자(주)는 924억 6000만 원, 삼성디스플레이(주) 634억 6800만 원, 고려아연(주) 563억 3400만 원 엘지디스플레이(주) 532억 1300만 원, sk하이닉스(주) 423억 6000만 원 등으로 나타나 대기업에 원가에 미달하는 액수로 전력을 공급해 주택용과 대조를 보였다.

박주민 국회의원은 "산업용을 인상해왔다는 것이 주택용 전기료 누진제 조정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산업용 전력요금을 조정해서라도 누진제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대기업 삼성에 연간 900억 원이 넘는 할인을 해주면서 부자감세를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고 "이를 누진제 개편의 근거로 드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앞서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할 경우 전기소비량이 적은 가구의 부담만 늘리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1%를 위한 부자 감세와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