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 수입 없는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를 위해 만화가 커리어를 중단하고 생활전선으로 나가야만 했던 송아람, 권용득 만화가 부부. 본업인 ‘대안만화’ 창작 대신 삽화 일러스트 일에 열중하는 나날을 보내던 저자는 지겨운 일상을 견디기 위해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프리랜서 예술 노동자(만화가)인 저자 권용득이 같은 직업을 가진 아내와 자신보다 더 많은 걸 경험하는 것 같은 아홉 살 아들, 어쩐지 어머니의 희생이 눈에 밟히는 부모님, 그리고 동네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8년 간 온라인에 쓴 일기를 모은 에세이다.
저자가 바라본 이들은 가족과 커뮤니티라는 관계성으로 엮여 있지만, 하나같이 다들 제멋대로인 개인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가 그려낸 일기는 바로 희극적이고도 비극적인 모순투성이 우리네 일상이다.
권용득 지음 / 1만 3000원 / 동아시아 펴냄 / 3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