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학사에서 제임스 조이스 문학의 위상은 높다. 그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국외를 망명하며 문제적 작품들을 수없이 내놓았다. 대표작 '율리시스'는 음란 출판물로 판정받아 연재가 중단되기도 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많은 논문이 쓰인 소설이 되었다. 또한 제임스 조이스 산업까지 탄생시켰다.
율리시스는 현대문학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인류의 감정, 문화 사조 및 그 자체를 그토록 변경시켜 놓은 것도 없을 정도로 문학의 새 방향을 제시한 상징적 존재가 되고 있다.
율리시스의 4번째 개역판이 출판됐다. 이번 제4 개역판은 '율리시스' 독회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제임스 조이스 학회'는 2002년에 '율리시스' 공동 독회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10년 동안 111회를 수료했다. 4개역판에는 이들의 참신한 해석, 노하우가 대거 반영됐다. 단어나 문장의 뜻부터 문체, 주제, 상징을 비롯한 작품 전반과 조이스의 삶, 아일랜드 역사에 이르기까지 두루 토론했다. 이를테면 사랑의 정의에 대해서도 서로의 해석이 제각각이다. 이들은 ‘사랑’의 정의를 각기 달리 해석함으로써 해석의 다양성 또는 모호성을 발휘한다.
그동안의 율리시스 독회는 작품이 담은 미지의 어휘와 구문상의 미개척 의미를 재발굴해 이를 새 번역본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것이 1, 2, 3차의 번역에서 진일보한 새 번역본의 특성이며 수확이다.
역자 김종건 교수는 조이스 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1968년 국내 최초로 '율리시스'를 번역하고 이듬해 한국번역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후 두 번의 번역을 거친 후 대대적인 보완을 거쳐 이번 제4 개역판을 출간했다.
제임스 조이스 지음 / 김종건 번역 / 2만8천원 / 어문학사 펴냄 / 9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