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른에게도 성장을 위한 동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동화를 아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온 사람이라면 고개가 갸우뚱해질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이 자신도 한때 아이였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내면의 성장에 동화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세상은 동화 속처럼 잔혹하기 그지없다. 마녀와 거인처럼 절대적인 힘 앞에서 우리는 스스로가 어린 아이와 공주 같이 나약한 존재처럼 느낀다. 어른이 되고도 세상이 여전히 무서운 이유다. 가끔은 동화의 결말처럼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따뜻한 날이 찾아올 거라는 위로도 필요하다.
동화는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단순한 위로만을 던지지 않는다. 단순한 위로만 준다면 우리는 그림책을 펴볼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어른이지만 여전히 세상을 무서워하는 아이인 자신을 마주하게 만든다.
김혜연 지음 / 1만 5000원 / 채륜서 펴냄 / 3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