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옮겨 심는 것이다. 유전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뒤통수) 부위의 모발을 탈모된 이마와 정수리 부위에 이식한다. 이식 후 착근된 모발은 탈모 가족력이 있다해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모발이식은 절개법과 비절개법으로 나눌 수 있다. 절개법은 공여부인 후두부에서 선 모양으로 절개해 모낭을 채취한다. 모낭 손실이 적고, 시간과 비용 부담도 낮다. 다만 흉터 가능성이 있다. 비절개법은 후두부를 절개하지 않고 펀치로 모낭을 떼내는 방법이다. 후두부의 흉터 가능성이 낮지만 시간이 많이 걸려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
생착률은 절개법이 비절개법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모발 이식은 한 번에 3000모를 하는 데 평생 2~3번 정도 할 수 있다.
인터넷에 보면 모발이식 후 가장 큰 불만은 부작용 보다 효과다. 이 때문에 모발이식한 의사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 같은 불만의 대부분은 모발이식을 하면 머리카락이 옛날처럼 풍성해지고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탈모가 생기는 부위는 앞머리와 정수리다. 이 부위는 대략 4만개 내외의 모발이 존재한다. 모발은 보통 3000개를 이식한다. 게다가 그나마 100% 생착하는 것도 아니다. 일부는 소실된다. 가령 대머리가 모발이식을 하면, 4만개 있어야 할 곳에 2000~3000개가 있는 셈이다. 당연히 휑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1만 개의 머리카락을 이식해야 만족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오해는 이식하면 안 빠진다는 착각이다. 뒷머리에서 이식한 모발은 평생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원래 자리의 모발은 빠진다. DHT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가령, 앞머리 부위에 모발을 이식한 후에 관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시간이 지나면 앞머리는 있는데, 정수리 머리가 빠져 흉한 모양이 된다. 따라서 모발이식 후에도 남은 머리카락 보존을 위해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해야 한다.
탈모 치료법은 크게 자연모발 재생과 모발이식 두 가지로 구분된다. 두 방법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까.
정답은 모낭이 고사됐으면 모발이식을, 모낭이 살아있으면 모발재생 탈모치료다. 그리고 둘 다 치료 후에도 모발을 관리해야 지속적으로 머리카락을 유지할 수 있다. 한 번 치료했다고 평생 두피에 모발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모발이식 후에 불만이 생기는 것은 시술의 문제가 아니라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사실이 설명되지 않아서다. 의사와 환자의 소통의 문제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