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기관리'라는 말이 만연하면서,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신체 관리는 물론 질병과 노화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건강과 의학을 둘러싼 사람들의 온갖 반응과 세태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신경과 의사이자 의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티안 구트 박사는 현대인의 건강 강박증을 진단하고 '이미 건강하면서도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으며 삶의 유한한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을 향해 유쾌한 처방전을 내민다.
저자는 운동, 영양, 조기 검진, 유전자 검사, 예방접종과 결벽증 등 우리가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건강 예방책들의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간다. 그리고 도출한 결론은, 의학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걱정이 늘어나는 현상, 바로 건강 강박증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구트 박사는 이 과정에서 모든 의료 행위와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가 강조하는 것은 의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며, 개개인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모두 노화와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삶을 온통 의학적 예방 조치와 치료에만 쏟기보다 주어진 삶의 한정된 시간을 즐겁게 누리라고 충고한다.
크리스티안 구트 지음 / 1만 4800원 / 부키 펴냄 / 3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