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유카는 자타공인 일본 문단 제일의 청춘소설, 연애소설 작가라고 알려졌다. 컬러풀한 유화처럼 생동감 있고 다채로운 작가의 작풍은 이번 신작 '날개'에서도 이어진다. 특히 이번 책은 김난주의 번역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 소설은 뉴욕에서 시작해 루트 66을 거쳐 그랜드 캐니언, 애리조나까지 광활하게 펼쳐진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한다. 아버지의 자살, 어머니의 학대, 학교에서의 따돌림 등 자신을 옭죄고 있던 온갖 굴레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기까지 등장인물들의 지난한 여정을 담고 있다.
뉴욕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소설의 주인공 시노자키 마후유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심한 거부감이 있다. 어릴 적부터 지속적으로 어머니에게 학대당했던 불합리한 과거 때문에 친구는 물론이고 그녀의 연인 랠리에게도 속내를 내비치는 일이 없다. 하지만 마후유는 기나긴 고통을 결국 정신적 독립과 자유로 승화시켜 나간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타협하며 사랑하기 시작한 그녀는 과연 창공을 향해 ‘날개’를 펼쳐 날아오를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연애뿐만 아니라 가족애, 우정, 증오, 정신적 상처, 그리고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 이를테면 인종 차별이나 아동 학대 등 다양한 이야기를 견고하게 그려낸다.
무라야마 유카 지음 / 1만 4000원 / 예문사 펴냄 / 5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