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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칼럼] 아내의 탈모치료 반대 사연

Dr. 홍의 무명초 이야기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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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복원기자 |  2016.04.19 09:43:15

'부부싸움은 개도 안 말린다!' 예부터 내려온 속담이다. 속담에는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오랜 경험의 산물이다. 이 속담은 남의 부부싸움에 섣불리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비슷한 의미인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도 있다. 부부는 얽히고섥힌 인연관계다.

 

그럼 나랑 왜 결혼했어라고 볼멘소리를 아무리 해도 이혼은 쉽지 않다. 칼로 물을 벨 수는 없다. 순간 폭발한 감정, 격앙된 상태도 시간이 지나면 누그러진다. 남녀의 혼인관계는 그렇게 이어진다. 물론 첫 눈에 반한 감정이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특수한 사람도 있다. 결혼생활은 싸움의 연속이다. 싸움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경제적 이유, 또 하나는 관심 문제다.

 

60대 중반 남성 K씨가 내원했다. 정수리 탈모였다. 모발이 빠지기 시작한 지는 20년 가까이 됐다. 유전 성향이 있었다. 학식이 풍부한 그는 전문직에 종사했다. 수입이 많았고, 건강도 좋았고, 언변도 빼어났다. 대학과 사회단체에서 강의도 하고 있었다.

 

모발에 관한 상식도 풍부한 K씨는 탈모의 원인, 진단, 치료과정, 치료 후 관리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진료과정, 치료법을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모발회복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K씨의 치료에 들어갔다.

 

그는 세 차례 치료를 했다. 전화가 왔다. K씨의 부인이었다. 그녀는 치료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가장 중요한 치료할 경우의 효과를 묻지 않고 말을 빙빙 돌렸다. 그녀의 관심은 남편의 모발회복 보다는 치료 중단처럼 보였다. 질문 내용이 치료가 안 되기를 바라는 목적성이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 핵심은 치료를 하지 않아야 할 이유 두 가지로 정리되고 있었다. 하나는 아내인 자신이 반대하고, 또 하나는 주위 사람도 반대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반대 이유를 의학적으로 담보 받으려고 병원에 전화한 듯했다. 그녀는 중노년 두피 치료와 치매의 개연성을 물었다. 또 중노년은 당뇨, 고혈압 등의 질병이 많은 데 모발회복 치료를 하면 질병을 악화시키지 않느냐도 질문했다. 단순한 질문이 아닌 노인성 질환 발병시 책임지라는 주장이었다.

 

탈모치료는 선택이다. 생명과는 관계없는 질환이다. 미용적 문제에 불과하다. 모든 이가 치료되는 것도 아니다. 의사는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안내한다. K씨는 탈모 치료를 아주 강하게 요청했다. 필자의 경험상 그는 충분히 치료가 될 듯했다.

 

하지만 아내 생각은 달랐다. 남편이 치료받지 않기를 원했다. 남편은 나이에 비해 아주 젊게 보였다. 학식도 풍부하고, 경제력도 넘쳤다. 인기가 많을 타입이다. 아내가 남편의 치료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추측한다. 언변 좋은 능력 있는 남편을 둔 아내의 조바심이 아니었을까.

 

의사도 사람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부부싸움에 관여할 수는 없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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