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일본 문단 최고의 미식가로 알려진 소설가 단 가즈오. 나오키상과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다. 다자이 오사무, 사카구치 안고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문인들에게 직접 요리를 대접하기도 한 작가는 ‘가끔씩 소설도 쓰는 요리 선생’이란 별명을 달게 받을 만하다.
이 책은 봄부터 겨울까지 저자가 이끄는 사계절의 맛을 담았다. 각 계절에 경험할 수 있는 맛의 진수를 그만의 글 솜씨로 풀어냈다. 여행 필수품으로 도마와 칼을 준비하는 그는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현지의 재료를 이용해 나름의 요리를 시도하거나 토속주를 서로 비교한다.
맛의 진수를 찾아 산과 들로 다니는 저자는 그의 풍부한 음식 체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내면과 주변적 이야기를 통찰한다. 대체로 무언가에 미쳐 있을 땐 자신밖에 생각하지 않는 법이지만 요리는 다르다고 그는 말한다. 미쳐 있음에도 누군가를 위하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가즈오가 요리를 하는 이유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누군가와 함께 먹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고독한 미식가가 아닌 그가 써내려간 음식 이야기에는 따스함이 묻어 있다.
단 가즈오 지음 / 1만 4000원 / 한빛비즈 펴냄 /2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