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한 뒤에도 약을 먹어야 하나요?” 탈모 치료 때 흔히 질문 받는 내용이다. 필자는 치료 전에 이야기한다. “유전력이 있는 분은 탈모 치료 후에도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병원을 찾는 탈모인의 일부는 한 번 난 머리카락은 다시 빠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모발 치료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의사는 빠진 머리카락을 다시 나게 한다. 이를 위해 피나스테라이드를 복용하고, 미녹시딜을 바르는 등 여러 치료법이 동원된다.
최소 6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하면 모발은 대부분 풍성해진다. 그러나 탈모 치료는 머리카락을 나게 한 것이지,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전성향을 변경시킨 것이 아니다.
탈모 유전인자를 받은 사람은 다시 모발이 빠지려는 유전 성향에 계속 지배를 당한다. 젊은 날 무성했던 모발이 어느 순간 빠졌듯이, 다시 난 머리카락도 시나브로 빠진다. 이를 막는 방법은 탈모치료 후에도 피나스테라이드를 복용하는 것이다. 탈모의 원인인 DHT를 증가시키는 유전자를 타고 난 사람의 불가피한 선택이다.
설명을 들은 상당수는 고민에 빠진다. 평생 약을 먹을 것일지, 대머리로 살지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선택법은 머리카락과 약, 둘 중의 하나밖에 없다.
약 선택을 주저하는 이유 중에는 부작용 우려도 있다. 피나스테라이드의 대표적 부작용은 정력 감퇴, 유방통, 피로감 등이다. 그러나 부작용은 1~2%에 불과하다. 여느 약에 비해 부작용 비율이 낮은 편이다. 이 비율로 인해 결정하지 못하면 세상에 먹을 약물은 하나도 없는 셈이다. 모든 약물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피나스테라이드 부작용은 복용을 멈추면 금세 해결된다. 지속적으로 복용해도 절반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피나스테라이드 1mg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장점이 있다. 전립선 비대와 전립선 암 예방이다. 또 소변을 볼 때 시원하다. 전립선 비대와 전립선 암의 가장 큰 원인은 탈모의 주범인 DHT 때문이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