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월간 예술-건축 전문지 '스페이스(공간)' 산하의 공간서가 시리즈로 발행된 이 책은 "이전까지 우리가 갖고 있던 도시 담론은 한국적 현실을 토대로 발전하기보다 해외 선진 이론을 그대로 수입해오면서 현재 다양한 현실적 문제와 모순에 직면해왔다"고 지적한다.

또한 최근 활발히 진행되는 각종 도시 재생 및 마을 만들기, 보행 도시 사업 등도 너무 이상적이거나 개인의 이익이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동네 걷기 동네 계획'은 지금까지 이야기되어 온 도시라는 거대 담론이 아니라, 동네라는 일상을 주제로 얘기한다. 특히 이 책은 파격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하지만 동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3, 40대 전업주부들을 연구 대상 인구 집단으로 설정했다.

저자들은 3, 40대 전업주부들의 보행 형태와 동선을 GPS 데이터로 추적하며 실증적으로 접근해 한국형 도시 계획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동네의 보행 환경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5가지 측면(물건 사기, 학교 가기, 마을버스, 오픈 스페이스, 돌아가기)을 중심으로, 좋은 동네와 걷기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사람들이 동네에서 어디로, 얼마나, 왜 걸을까? 오래된 동네와 새 동네 중 어느 쪽으로 더 많이 걸을까? 걷기 좋은 동네와 걸어서 좋은 동네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더 먼 길로 돌아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의 물음에 저자들은 10년간 학생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며 준비한 탄탄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친절하게 답해준다.

박소현, 최이명, 서한림 지음 / 1만 5000원 / 공간서가 펴냄 / 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