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외국항공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
지점 줄이고 퇴직 늘리고 ‘조직 슬림화’
“더 이상 어떻게 줄이나” 노조 반발
아시아나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3조8890억 원, 영업이익 172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1%, 23.6% 실적이 감소했다. 여기에 부채비율은 997%에 달한다.
메르스 사태, 국내외 LCC 약진으로 인한 경쟁 심화 등으로 저유가와 환율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영이 악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아시아나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크게 ▲노선 구조조정 ▲조직슬림화 ▲기재 경쟁력 강화 등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노선 구조조정을 위해 지난달 28일 국제항공운송 사업면허를 발급받은 2번째 LCC ‘에어서울’에 일본 지선과 동남아 심야노선 등 11개 노선을 순차적으로 이관하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미얀마 양곤, 인도네시아 발리 운항은 내년 초 중단할 계획이다.
대대적 조직슬림화에도 나선다. 국내 23개 지점을 14개 대표 지점으로, 해외 128개 지점을 92개 대표 지점으로 통합하고,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업무들은 전문 업체에 위탁할 예정이다.
조직슬림화로 발생하게 될 유휴인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신 직무변경을 통해 타 업무로 재배치하고, 신규 채용을 축소해 고용안정을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희망휴직(무급휴직) 및 희망퇴직 제도도 운영할 예정이어서 일정 부분의 인력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내년 초 희망휴직과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라는 큰 틀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장인 전용 SNS인 ‘블라인드’ 아시아나항공 게시판에는 “인위적 인력감축은 없다고 하지만 희망퇴직 압박이 우려된다” “승무원 축소로 업무분담이 늘어날 것이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또한 아시아나는 임원 차량 지원 중단 및 임원 연봉 반납, 공항자동화 등 서비스 프로세스 개선, 제휴수입 확대, 부대수입 창출 등 안전과 관련된 사항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비용절감과 수입증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재 경쟁력 강화와 고객 편의 제고를 위해 ▲퍼스트클래스는 A380을 투입하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한하여 운영하고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 클래스는 모두 180도 펼 수 있는 침대형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하여 프리미엄 서비스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아시아나 측은 이러한 경영정상화 방안들을 실행할 경우 연간 1600억 원의 손익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단기적인 처방이 아닌 생존을 위한 강도 높은 체질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창업초심으로 돌아가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면 경영정상화 방안이 완료되는 2017년 이후에는 반드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 사측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노조 일각에선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유가가 한참 오를 때는 유가 1달러 오르면 연간 100억 손실이 난다고 하더니, 유가가 고점대비 최소한 50달러 이상 떨어진 현재도 (사측의) 죽는 소리는 여전하다”며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 노동자들은 항상 비상경영에 허리띠만 졸라매라는 말만 듣고 살아왔는데, 이럴 때 경영진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이전 임원, 팀장 및 노조에 회사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정상화 절차가 불가피하게 시행돼야 함을 충분히 설명한 후 이해를 구했다”고 강조했다.
(CNB=허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