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침체 백화점업계 치명타
롯데·현대·신세계, 유통채널 다각화
금리인상→소비위축, 힘든 새해 될듯
최근 빅3는 저마다 실적 개선과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특히 백화점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절대강자 롯데백화점의 경우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5조6660억 원, 영업이익 282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5조7131억 원), 영업이익(4259억 원)과 비교하면 각각 0.8%, 34% 줄어든 수치다.
신세계 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액 1조814억 원, 영업이익 109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133억 원), 영업이익은 8.5%(102억 원)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동 기간 매출액 1조1806억 원, 영업이익 232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603억 원) 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5억 원) 가량 줄었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4분기에는 9월 말부터 10월 14일까지 진행한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효과, 11월 20일부터 12월 13일까지 진행한 K-세일 효과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할인과 판촉비 증가로 3분기까지의 실적 부진을 모두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HMC투자증권은 올해 비교적 선방한 현대백화점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부진한 소비심리와 신규 출점에 따른 판관비 부담 확대 등으로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5%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1.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백화점 시장 규모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백화점 매장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규모는 2013년 29.8조 원에서 2014년 29.2조 원으로 2% 가량 줄었고, 올해에도 3분기까지 20.8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문제는 수익 개선을 위한 뚜렷한 모멘텀도 안 보인다는 것이다. 빅3가 실적 제고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실시한 출장세일, 맛집 식품관 신설 등은 각각 판촉비 증가와 분수 효과 실종으로 실제 수익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12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내수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내년도 유통업계에는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백화점업계는 갈수록 나빠지는 경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자 다양한 사업계획을 구상 중이다.
우선 신세계백화점은 적극적 점포확장으로 시장 점유율을 올릴 계획이다. 내년 2월께 강남점 증축 완료 재개관을 시작으로 센텀시티 두 번째 건물 개장 및 하남점, 김해점, 대구점 신규 점포 오픈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롯데와 현대는 백화점보다는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는 그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포를 짓던 도심형 아웃렛을 내년에는 경남 진주와 전남 목포에도 지을 예정이다.
현대도 내년에 동대문 케레스타 쇼핑몰을 바꾼 현대아울렛 동대문점, 현대프리미엄아웃렛 송도점, 현대아울렛 가든파이브점 등을 잇달아 오픈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의미의 백화점 시대는 지나갔다”며 “장기 불황 국면에서도 매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면세점과 복합쇼핑몰, 아울렛 등으로의 채널 다각화와 발상의 전환 같은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NB=허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