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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신약개발… 제약업계 제2의 한미약품 나올까

“우리도 할 수 있다” 한미 신화 정면교사(正面敎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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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허주열기자 |  2015.11.14 10:34:44

▲한미약품이 잇달아 글로벌 제약사들과 천문학적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제약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잇달아 글로벌 제약사들과 천문학적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제약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체결한 계약 규모만 무려 7조5000억 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계약 규모 자체도 놀랍지만, 그간 국내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 판매와 글로벌 제약사 제품 수입·판매에 주력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무척 이례적인 성공이다. 한미약품의 신선한 ‘대박 행진’ 비결은 무엇일까. (CNB=허주열 기자)


7조원 잭팟 한미약품, 추가 대박행진 예고
자극 받은 제약업계, 연구·개발 불꽃 활활
글로벌 제약사와 ‘조 단위’ 신약 계약 로망


한미약품은 이달 들어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얀센과 총 6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일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당뇨 치료제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 기술을 42억 달러(약 4조8000억 원) 규모에 수출한데 이어 9일에는 미국 제약사 얀센과 옥신토모듈린 기반 당뇨 및 비만치료제 ‘HM12525A’를 총액 9억1500만 달러(약 1조 원)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


한미약품은 이들 2개사로부터 계약금만 6200억 원가량을 받고 추가로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 등 단계별로 나머지 금액을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제품 출시 이후에는 10% 이상의 판매 로열티도 받기로 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3월에는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을 스펙트럼 파마수티컬즈(금액 미공개)에 수출하기로 했으며, 같은 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를 6억9000만 달러(약 8000억 원)에 일라이릴리에, 7월에는 내성표적 폐암신약 ‘HM61713’을 7억3000만 달러(약 8500억 원)에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일라이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이미 받은 계약금만 각각 5000만 달러씩 1억 달러(약 1159억 원)로 올해 체결한 계약의 계약금만 총 7300억 원이 넘는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기술 수출 계약을 맺어도 실제 제품화까지는 험난한 과정들이 남아있다”면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계약금만 7000억 원이 넘게 지불하기로 한 것은 그 만큼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한미약품 대박 행진의 가장 큰 이유는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의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구개발(R&D)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약업계 평균 R&D 투자 비중은 평균 매출액의 7% 수준이지만, 한미약품은 지난해 20%(1525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만 매출액의 19%(1380억 원)를 R&D에 투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미약품에 거금을 흔쾌히 지불하기로 한 것은 한미약품의 앞서간 협상전략도 한몫했다. 여러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파트너사들이 아쉽거나, 경쟁사로 기술이 들어갔을 경우 위협으로 느낄 만한 부분을 잘 공략해 유리한 상황에서 협상을 진행했다는 것.


실제로 한미약품 고위관계자는 “계약 과정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정말 드라마틱했다”며 “가끔은 배짱도 튕겼고, 우리 신약을 가져가겠다는 글로벌 업체끼리 경쟁도 붙여 ‘밀당’ 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한미약품은 추가 대박 행진도 예고하고 있다. 당장 권세창 연구소장이 사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13년 동안 한 우물을 판 끝에 나온 랩스커버리 기술은 이미 체결한 계약 건 외에도 다른 질환 치료제에도 유용하게 적용이 가능한 혁신적 기술이다. 


랩스커버리는 약효성분에 ‘랩스캐리어’라는 단백질을 장착시켜 부작용 없이 체내 상피세포에 흡수·분해되거나 신장에 의해 여과되는 약물량을 줄여 약물이 체내에 오래남아 있게 하는 기술이다. 약효의 지속성을 높여 투여횟수와 투여량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은 이미 수출 계약을 체결한 제품들을 포함해 23개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후속타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추가 계약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개발 가능성이) 미정인 것을 포함해 현재 추진 중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만 23가지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에 자극 받은 업계도 R&D를 통해 자체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임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우리도 R&D에 투자를 많이 해왔다”며 “한미약품의 경우 지속적인 R&D 투자가 잘 된 케이스인데, 우리도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한미약품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도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R&D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한미약품의 사례를 통해 지속적으로 더 노력을 기울이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성규 팜스코어 수석연구원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사례는 국내 제약업계에 길이 남을 신화를 쓴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국 토종제약사의 신약개발 저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NB=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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