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적인 유통전문지 무디리포트가 최근 발간한 10월호에서 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한국 면세시장을 향해 ‘잘못 되면 불모지’ ‘모든 알처럼 깨질 수 있는 황금알’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마틴 무디 무디리포트 회장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 부는 격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진행 중인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사업자 재선정 심사와 관련해 “전문적이고 영향력 있는 강한 사업자가 라이센스(특허사업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고 비합리적”이라며 “과연 기존의 4개 사업자 중 하나라도 바뀌어서 생기는 이득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최근 중국 관광객 급증으로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의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면세점은) 예측 불가능한 요인에 의해 얼마든지 깨질 수 있는 황금알”이라며 “한국 사람들은 면세산업이 보물상자인 줄 알지만 실제로는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사업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불모지가 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한국은 관광 경쟁력이 높은 나라가 아니며 언제든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 관광시장이 얼어붙을 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메르스 사태에서 얻은 교훈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무디 회장은 아시아지역 명품브랜드 회사 임원의 말을 빌려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지 고려한다면 한국 면세시장도 매우 낙관할 수 없다”며 “한국인들도 메르스 사태를 통해 관광시장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여행지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무디 회장은 1989년부터 매년 한국을 찾아 한국 면세시장이 세계 1위로 눈부시게 성장해온 모습을 지켜본 면세 분야 전문가다.
(CNB=허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