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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박원순발(發) ‘제2롯데월드 주차전쟁’ 현장 가보니

물건 사도 주차비 혜택 없어 ‘황당’…서울시 요지부동 ‘탁상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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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허주열기자 |  2015.09.18 09:30:54

▲제2롯데월드 주차요금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비현실적인 요금제 탓에 9월 일평균 주차장 이용률은 1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제2롯데월드 전경. (사진=CNB포토뱅크)

제2롯데월드(이하 롯데월드몰) 주차요금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사전예약제 폐지’ ‘요금 인하’ 등의 조치가 내려졌지만, 여전히 ‘비현실적’ 요소가 남아 있기 때문. 백화점, 마트, 영화관 등 통상적인 유통업체들이 매장 이용금액에 따라 무료주차권을 차등 지급하는 것과 달리 롯데월드몰은 주차비 혜택이 전혀 없다. 이는 방문객들의 발길을 되돌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롯데 측의 지속적인 개선 요구에도 키를 쥔 서울시는 요지부동이다. (CNB=허주열 기자)

 

아무리 구매해도 주차할인 전혀 없어
입점 상인들 서울시에 대책마련 요구
고객들 발길 돌려… 다시 유령주차장

 

최근 롯데월드몰 입점 상인 870여명은 “주차요금이 너무 비싸 영업 정상화가 어려우니 요금을 낮춰 달라”며 서울시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비현실적 주차요금제 탓에 9월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상가가 활성화되지 않자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현재 롯데월드몰 주차요금은 10분에 800원으로, 인근 공영주차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내부 매장에서 아무리 많은 소비를 하더라도 할인 혜택이 전혀 없다. 통상적인 유통업체와 다른 독특한 요금제 탓에 이를 잘 모르고 방문한 이들은 화를 내거나 차를 되돌리기 일쑤다.

 

롯데월드몰에서 의류 업체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지난 16일 CNB와 만난 자리에서 “롯데월드몰에 입점하면서 기대한 매출의 60~70%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할인 혜택 없는 주차요금제를 비판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몰 운영사인 롯데물산 관계자도 이날 CNB와 만나 “지하 2~6층 주차장에 동시에 2756대를 수용할 수 있고 쇼핑 시간을 감안할 때 한 자리에 차량이 하루 네 차례 바뀐다고 가정하면 총 1만1000여대가 이용할 수 있지만, 현재 일평균 이용률이 14.3%에 그쳐 5~6층은 사실상 폐쇄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후 방문차량이 거의 없어 유령주차장으로 변한 롯데월드몰 지하 4~6층 주차장(위에서부터 차례로).(사진=허주열 기자)

이처럼 주차 요금제에 불만을 표시하는 고객들이 많아 방문객들이 감소한다면, 요금을 인하하거나 무료화하면 되지만 결정은 롯데월드몰의 몫이 아니다. 서울시가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롯데월드몰 오픈 당시 가뜩이나 심각한 잠실역 사거리 인근 교통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주차 사전예약제 실시 ▲10분에 1000원, 3시간 이후 할증 50% 추가 요금제 적용 등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를 수용했던 롯데월드몰 측은 이후 주차장 이용률이 20%에도 채 미치지 못하자 지속적으로 주차요금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고, 서울시도 일부 의견을 수용해 지난 7월부터 사전예약제 폐지 및 인근 공영주차장과 같은 수준의 요금 인하를 결정했다.

 

‘반짝 특수’ 지나자 ‘텅 빈 주차장’

 

이후 7~8월 롯데월드몰 주차장 이용대수는 각각 일평균 1740대, 2511대로 6월(446대)에 비해 대폭 급증했다.

 

그러나 추석 대목을 앞둔 9월 들어서는 일평균 1575대로 다시 급감하고 있다. 방학·휴가철 특수가 사라지자마자 다시 ‘유령 주차장’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6월에는 메르스 사태로 유통업계 전반이 안 좋았고 7~8월은 주차요금제 조정 효과도 있었지만, 방학·휴가철 등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로 주차장 이용객이 증가했다”며 “당시에도 이용객들은 주차제도 조정 내용을 자세하게 몰라 입점상인들이나 주차요원에게 주차권을 던지고 가는 등 불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객들의 학습 효과에다가 방학·휴가철 특수마저 끝나니 9월 들어 주차장 이용객이 다시 감소하고 있다”며 “길 건너 롯데월드는 종일권을 끊으면 주차 요금이 하루 종일 무료인데 롯데월드몰은 전혀 주차 요금 혜택이 없어 방문객들의 불만이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퇴근시간대(오후 6시~7시30분) 한산한 제2롯데월드 주차장 입구(왼쪽)와 지하주차장이 ‘혼잡’하다고 표시된 제1롯데월드 주차장 입구.(사진=허주열 기자)


하지만 서울시는 2개월 전 한 차례 제도를 완화한 만큼 당분간은 현 제도대로 운영하면서 교통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17일 CNB와 통화에서 “롯데월드몰 입점상인들의 탄원서 내용 등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이라며 “특정한(입점상인들) 입장뿐 아니라 주변도로 교통상황, 인근 주민들의 입장들도 모두 듣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난을 우려하는 서울시와 텅빈 주차장을 채우기 위해 주차요금제를 완화하려는 롯데월드몰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롯데물산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가 롯데월드몰 주차 사전예약제를 없앤 시점(7월 1일) 전후 한 달간 잠실역 사거리 교통량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평일 퇴근 시간대(오후 6~7시) 시간당 평균 이동차량 수(9455대)는 6월(9427대)보다 28대 늘어나는데 그쳤고, 주말에도 증가폭이 275대 정도에 불과했던 것.

 

특히 롯데월드몰 오픈 전인 지난해 9월 잠실역 사거리의 평일 시간당 평균 차량 이동대수가 9431대, 주말은 8965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롯데월드몰 오픈으로 인한 교통량 증가는 사실상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길 건너에 위치한 제1롯데월드(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등) 주차장에 매주 긴 차량 행령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총 주차대수가 3300대인 제1롯데월드 주차장은 평일에는 약 8000대, 주말에는 1만대가 드나들고 있다. 회전률을 감안하면 주차장 이용률은 평일 73%, 주말 92%에 이른다.

 

게다가 롯데월드몰 지하 주차장 2층과 제1롯데월드 지하주차장 2~3층은 주변의 교통량 분산에 기여하기 위해 연결돼 있지만 다른 주차요금 체계로 현재 막혀 있는 상황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월드몰 주차요금이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되면 왕복 4차선으로 만든 롯데월드와의 지하통로를 개방할 수 있다”며 “현재는 요금 체계가 달라 연결통로가 폐쇄돼 있지만 요금체계가 같아지면 이 통로를 개방해 잠실역 사거리 교통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제2롯데월드 지하 2층과 제1롯데월드 지하주차장 2~3층이 연결되는 통로가 서로 다른 요금체계로 인해 닫혀 있다.(사진=허주열 기자)

(CNB=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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