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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7조원 홈플러스 삼킨 MBK파트너스…진짜 속내는

‘제2의 테스코 먹튀’? 재매각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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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허주열기자 |  2015.09.11 08:58:10

▲7조원대 가격에 매각된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새 주인이 사모펀드(MBK파트너스)로 결정되며 수년 내 재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7조원대 가격에 매각된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새 주인이 사모펀드(MBK파트너스)로 결정되며 수년 내 또 한 번의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주인 테스코가 5조 원대 차익을 올리고 빠져나간 자리를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기자본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인수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국내 금융권과 캐나다공무원연금투자위원회, 캐나다공무원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 해외 기관투자자를 통해 조달하기로 한 것은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CNB=허주열 기자)

국민연금·외국 투자자 자금 끌어와
“사모펀드 운영금 75% 외국 자본”
기업덩치 키운 뒤 재매각 시나리오

지난 7일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 저평가된 기업에 자본참여를 한 뒤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전략을 취하는 사모펀드가 홈플러스를 인수함에 따라 향후 재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인수대금은 60억 달러(한화 7조 2000억 원)이며, 이중 주식 지분 매입금액은 49억 달러(5조 8000억 원)이고, 나머지는 차입금(1조 4000억 원)을 떠안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테스코가 지난 1999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홈플러스에 투자한 금액은 약 2조 30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그간 테스코가 로열티와 배당금, 부동산 매각 등으로 투자원금 대부분을 회수해간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으로 16년 만에 5조 원대 차익을 올리고 빠져나간 셈이다. 이른바 ‘먹튀’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해외 굴지의 사모펀드 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김병주 회장이 2005년 3월 자신의 영문명 ‘마이클 병주 김(Michael Byungju Kim)’에서 이름을 따와 설립한 MBK파트너스는 현재 운용자산 규모가 81억 달러(9조 6000억 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다.

서울, 도쿄, 상하이, 홍콩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설립 이후 한미캐피탈, KT렌탈, ING생명, C&M, 코웨이, 중국 뉴차이나 라이프보험, 일본 고메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재팬 등 22개 국내외 유수 기업들을 인수해 되파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웠다.

일부에서는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를 해외자본이 주인이었던 회사를 국내 자본이 되찾아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실속을 들여다보면 토종 사모펀드라는 세간의 평가가 무색하게 투자금의 대다수를 외국계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이번 홈플러스 인수자금도 4조 3000억 원은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우리은행·신한은행·NH투자증권·하나대투증권 등 국내 금융권 대출을 받고, 2조 4000억 원은 MBK파트너스 출범 당시부터 인연을 맺어온 캐나다공무원연금투자위원회, 캐나다공무원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이 자본을 댔다.

지난해 윤종하 MBK파트너스 대표는 “펀드 투자금의 75%가 해외자금”이라며 투자금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끌어온다는 점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MBK파트너스가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국민연금도 이번 인수를 위해 5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인 메자닌 방식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국민들이 출자한 돈으로 운영되는 국민연금이 테스코의 먹튀를 돕는 한편, 또 한 번의 먹튀를 노리고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비난여론을 의식해 고의적으로 명단에서 뺀 것 같다”고 말했다. 

인수자금 조달 방안을 차치하더라도 국경을 넘나들며 자본금을 끌어온 뒤 국내외 가리지 않고 오직 수익을 목표로 돈만 쫓는 사모펀드의 이번 인수를 국내 자본의 홈플러스 인수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더 나아가 사모펀드의 특성상 어느 정도 덩치를 키운 뒤 재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오비맥주의 최대주주인 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지난해 1월 세계 1위 맥주기업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오비맥주를 58억 달러(약 6조 1680억 원)에 팔면서 최소 3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사례가 있다. 

MBK파트너스 또한 이런 방식을 통해 제대로 ‘먹튀’ 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인수자로 오리온그룹, 현대백화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추후 통째 매각이 이뤄진다면 이들 기업이 사가는 게 쉽지 않겠지만, 매장별 쪼개 팔기를 할 경우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홈플러스 공식 매각이 발표된 다음날(8일) 홈플러스 노동조합원들이 본사앞에서 테스코의 먹튀 매각을 규탄하기 위해 제품들을 쌓아 놓은 모습. (사진=홈플러스 노동조합)

홈플러스 노동자 고용승계 될까

한편 MBK파트너스는 투자자들에게 ‘원금+투자 수익’을 보전해주기 위해 향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외주화 등을 추진하며 홈플러스 노조 측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8일 홈플러스 노조에 보낸 자료에서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고용조건 유지 및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그간 C&M, ING생명 인수 등에서 보여줬던 사례들을 살펴보면 “구조조정을 안 하겠다”고 공표한 이후 실제로는 진행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10일 성명을 통해 “MBK파트너스에 대한 대화제안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한 답이 왔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덕담 수준이 아니라 고용조건 유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법적 효력을 갖는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명재 경영학 박사(씨케이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CNB와 통화에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를 결정한 것은 기업 가치를 높여서 더 비싸게 팔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며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 조직 재정비 작업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CNB=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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